상장예비심사를 스스로 거둬들이거나 통과하지 못한 기업 가운데 83%. 이들이 걸린 지점은 기술력이 아니라 매출 안정성과 실적 변동성이었습니다. 삼정KPMG가 2025년 7월 8일 발표한 'VC 투자로 읽는 IPO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담긴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벤처투자로 흘러든 돈은 오히려 크게 늘었습니다.
삼정KPMG가 2025년 7월 8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하거나 승인받지 못한 기업 중 83%가 실적과 관련된 이슈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매출 안정성, 실적 변동성, 성장성과 수익성이 구체적인 항목입니다. 기술을 설명하는 단계가 아니라 숫자를 증명하는 단계에서 막혔다는 뜻입니다. 보고서는 최근 IPO 심사에서 사업성과 실적에 대한 검증이 한층 강해진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벤처캐피털(VC)이 투자한 돈을 돌려받는 통로가 바뀌었습니다. 기업공개(IPO)를 통한 회수 비중은 2022년 24.3%에서 2024년 37.3%로 올랐고, 2025년 상반기에는 37.9%를 기록했습니다. 반대로 다른 투자자나 기업에 지분을 넘겨 회수하는 매각 비중은 2022년 56.5%에서 2025년 상반기 47.7%로 내려왔습니다. 4년 만에 절반 아래로 떨어진 것입니다. 회수의 무게중심이 상장 시장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신규 벤처투자 규모는 2024년 13조 6,24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4.0% 늘었습니다. 2025년 상반기에는 8조 8,67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6.2% 증가했습니다. 다만 늘어난 돈이 넓게 퍼진 것은 아닙니다. 피투자기업당 평균 투자금액은 2024년 25억 4,000만 원에서 30억 1,000만 원을 지나 2025년 상반기 38억 6,000만 원까지 확대됐습니다. 기업 한 곳이 받는 금액이 1년 반 사이 13억 원가량 커진 셈입니다. 보고서는 성장성과 수익성을 검증받은 기업으로 투자금이 쏠린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2025년 상반기 업종별 흐름을 보면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금액이 1조 5,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7% 늘었습니다. 전기·기계·장비 분야도 1조 5,000억 원으로 54.0% 증가했고, ICT제조 분야에는 146.9% 늘어난 1조 1,000억 원이 몰렸습니다. 보고서는 ICT서비스와 바이오·의료가 국내 벤처투자 시장을 이끌었다고 정리했습니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과 금액이 가장 큰 곳이 갈렸다는 점도 함께 드러납니다.
코스닥에 들어오는 경로도 달라졌습니다. 기술평가특례와 성장성특례는 매출이나 이익 같은 재무 요건을 채우지 못해도 기술력 또는 성장성 평가를 통해 상장을 허용하는 제도입니다. 이 경로를 활용한 기술기업 상장 비중은 2018년 25.7%에서 2025년 상반기 56.3%로 확대됐습니다. 들어오는 문은 넓어졌지만, 심사에서 발목을 잡은 사유는 여전히 실적이었습니다. 특례로 진입하더라도 사업성과 실적 검증은 비켜가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강인혜 삼정KPMG IPO지원센터장 부대표는 "IPO는 상장 승인이나 공모가 극대화로 끝나는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상장 이후 실적과 주가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과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은 추정 실적의 근거와 내부통제, 공모자금 활용계획, 오버행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오버행은 상장 후 시장에 대량으로 나올 수 있는 잠재 매도 물량으로, 주가를 누르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상장 경로가 늘어난 것과 통과 기준이 느슨해진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보고서가 지목한 검증 항목은 그대로 확인 가능한 정보이기도 합니다. 상장을 앞둔 기업의 증권신고서에는 추정 실적의 산출 근거, 공모자금 사용 계획, 상장 후 매도 가능 물량이 기재됩니다. 세 항목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심사에서 걸린 기업의 83%가 실적 앞에서 멈췄다는 사실은, 결국 같은 항목을 보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삼정KPMG “VC 투자 회복에 IPO 비중↑…실적이 관건” [시그널]](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9/08/news-p.v1.20260908.cf519b1cf9da412790db30fa0418af5a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