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7차 소비자정책위원회에서 한성숙 국무총리는 "소비자 전 분야에 걸쳐 집단소송제도를 도입하고 사업자에 대한 법원의 자료제출 명령제도를 신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집단소송제도는 같은 피해를 입은 다수의 소비자가 하나의 소송으로 사업자에게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지금은 소비자 전 분야에 도입돼 있지 않습니다. 한 총리는 이를 두고 "사각지대 없는 촘촘한 소비자 권리 보장 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이날 새로운 소비자 정책 청사진을 담은 '제7차 소비자정책 기본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소비자정책위원회 회의는 이번이 제17차, 기본계획은 제7차입니다. 소비자 정책이 한 번의 발표로 끝나지 않고 계획 단위로 이어져 왔다는 뜻입니다. 한 총리는 이번 계획의 비전을 "AI 시대 안전하고 신뢰받는 시장, 모두의 참여로 완성되는 소비자 주권"으로 제시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발언에서 집단소송제도와 함께 언급된 것이 법원의 자료제출 명령제도 신설입니다. 법원이 사업자에게 관련 자료를 내놓도록 명할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소비자 피해 분쟁에서 제품 설계나 계약 내역 같은 자료는 대부분 사업자 쪽에 있습니다. 한 총리가 두 제도를 나란히 제시하면서 내세운 목표는 "실질적 회복"이었습니다.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통로와, 소송에서 쓸 자료를 확보하는 통로를 같이 언급한 것입니다.
이날 나온 것은 도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집단소송제도가 언제부터 소비자 전 분야에 적용되는지, 자료제출 명령제도가 어떤 절차로 운영되는지는 이날 모두발언에 담기지 않았습니다. 지금 대규모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소비자 전 분야에 걸친 집단소송제도는 아직 없는 상태입니다. 발표 내용과 실제 적용 사이에 간격이 있다는 점은 이날 공개된 내용만으로는 좁혀지지 않습니다.
한 총리는 "인공지능(AI) 기반 시장 감시 환경을 구축하고 마이데이터 적용을 전 분야로 확대해 소비자 데이터 주권을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관리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체계입니다. 안전 분야에서는 "전기용품이나 어린이용품 등 생활 밀착형 제품과 식품에 대한 안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소비 방식과 관련해서는 "허위·과장 친환경 표시를 예방하고 일회용기 매장의 다회용기 전환 지원 등 친환경 소비 생태계도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발표에서 소비자가 직접 쓸 수 있는 제도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기억할 것은 두 가지 이름입니다. 집단소송제도와 법원의 자료제출 명령제도. 앞으로 소비자 피해 관련 법 개정 소식이 나올 때 이 두 단어가 함께 있는지 보면, 발표가 실제 제도로 넘어가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한 총리가 말한 "대규모 소비자 피해 발생 시에도 실질적 회복"은 이 두 제도가 실제로 만들어진 뒤에 판단할 수 있는 문장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