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 공개된 시장·경쟁사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의 표본 조사에 따르면, 2025년 8월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 4사의 합산 결제추정금액은 3조6585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한국인의 신용·체크카드 결제 데이터를 표본으로 뽑아 추산한 수치입니다. 월간 기준으로는 지금까지 집계된 것 중 가장 큰 규모입니다.
종전 최고치는 2024년 8월의 3조5522억원이었습니다. 이번 수치는 그보다 1063억원 많습니다. 3년 전인 2023년 8월과 비교하면 약 11% 늘어난 규모입니다. 브랜드별로 보면 GS25의 결제금액이 가장 많았고, GS25를 100으로 놓았을 때 CU는 96.1이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47.1, 이마트24는 22.0으로, 상위 2개 브랜드에 결제가 몰려 있는 구조가 확인됩니다.
같은 달 4개 편의점에서 결제한 사람은 중복을 제외하고 3902만명으로 추산됐습니다. 1인당 한 달 평균 이용 횟수는 15.2회, 이틀에 한 번꼴입니다. 한 사람이 한 달에 쓴 돈은 9만3834원이지만, 한 번 방문할 때 결제한 금액은 평균 6165원에 그쳤습니다. 큰 장을 보는 곳이 아니라, 적은 금액을 자주 결제하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성별로는 남성 결제 비중이 71.1%로 여성 28.9%보다 높았습니다.
결제 규모는 커졌지만, 파는 상품의 양은 오히려 줄고 있습니다. CU는 지난달 소량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스몰 밀' 수요를 겨냥한 미니 간편식 시리즈를 내놨습니다. 스몰 밀은 한 끼의 양과 가격을 함께 낮춘 소용량 간편식을 가리키는 업계 용어입니다. 유부초밥은 2알, 샌드위치는 한 손에 들어가는 3조각으로 구성했습니다. 2알짜리 '미니 오리지널 유부초밥'은 1900원으로, 기존 4알짜리 참치마요 유부초밥 4200원의 절반 이하입니다. 알당 가격도 1050원에서 950원으로 내려갔습니다. GS25는 지난 7월 260g 치킨샐러드를 135g으로 줄여 5900원에서 2900원으로 낮춘 제품을 출시했고, 1~2인 가구를 겨냥한 200g '한끼 양념육'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밖에서도 같은 흐름이 보입니다. CJ제일제당은 대표 햇반 백미 제품(210g)의 절반 수준인 110g '햇반 부드러운 미니밥'을 출시했습니다. 앞서 6월에는 파로통곡물밥과 렌틸콩현미밥도 110g 제품으로 내놨습니다. 닐슨 데이터를 보면 즉석밥 시장에서 130g짜리 작은 공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상반기 9%대에서 2025년 상반기 16%대로 올랐습니다. 커피도 줄었습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기존 250㎖보다 작은 200㎖ '프렌치카페 악마의유혹' 2종을 권장 소매가 900~990원대로 출시했고, 회사는 약 3주 만에 주문량 12만봉을 기록해 초도 생산 물량이 소진됐다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런 변화를 가성비의 기준이 달라진 결과로 봅니다. 과거에는 같은 돈으로 최대한 많은 양을 사는 것이 가성비였지만, 이제는 먹을 만큼만 저렴하게 사서 지출과 음식물 낭비를 함께 줄이려는 소비가 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CU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서는 응답자 절반 이상이 양에 대한 부담과 높은 칼로리, 남은 음식 처리를 이유로 미니 간편식을 선호한다고 답했습니다. 선호도가 가장 높은 연령대는 25~29세였습니다. 고물가로 외식 부담이 커진 상황, 1~2인 가구 증가, 식단 관리 수요가 함께 맞물린 결과입니다.
소용량 상품이라고 해서 언제나 단위 가격이 싼 것은 아닙니다. 미니 유부초밥은 알당 1050원에서 950원으로 내려갔지만, 반대로 총액은 싸도 g당·알당 가격이 더 비싼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총가격과 단위 가격을 함께 보면 실제로 어느 쪽이 유리한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오늘 본 3조6585억원은 카드 데이터를 표본 조사한 추정치입니다. 현금·계좌이체·상품권·제휴사 결제는 빠져 있어 각 편의점 업체가 발표하는 실제 매출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평균 6165원짜리 결제가 만든 숫자이지만, 그 평균 안에 내 소비가 어디쯤 있는지는 각자의 카드 명세서에서만 확인됩니다.
데이터, 각 사 발표 인용 보도(2025년 9월 8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