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지하 식품관부터 뜯는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올린 매출은 약 3조 3010억 원입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늘었습니다. 롯데백화점 안에서 가장 많이 파는 점포입니다. 그런데 롯데쇼핑은 이 점포를 다시 뜯기로 했습니다. 한 층씩, 2032년까지입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경영진은 이달 초 내부 회의에서 잠실점 식품관부터 재단장을 시작하는 투자안을 승인했습니다. 투자 집행은 이르면 올해 안에 이뤄집니다. 공사는 지하 식품관을 포함한 저층부에서 출발해, 명품·패션 매장이 있는 고층부까지 단계적으로 올라갑니다. 전 층을 순차적으로 재단장하는 작업은 2032년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던 사업이 실행 단계로 넘어간 것입니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재단장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부터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투자 재원과 집행 시점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사업이 미뤄졌습니다. 그 사이 잠실점 매출은 계속 올라갔습니다. 지난해 약 3조 3010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증가율이 20%를 넘어서면서 연간 매출 4조 원 달성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미뤄진 1년 동안 투자 명분은 오히려 더 뚜렷해진 셈입니다.
이번 결정은 점포를 정리하는 흐름 속에서 나왔습니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강북구 미아점을 이지스자산운용에 약 2000억 원대에 매각할 예정입니다. 올해 3월에는 임대인과 협의를 거쳐 분당점 영업을 종료했고, 앞서 마산점도 문을 닫았습니다. 비효율 점포는 정리하고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점포에 자원을 몰아주는 '선택과 집중' 전략입니다. 잠실점 재단장은 이 기조를 한층 강화하는 결정으로 해석됩니다.
대규모 재단장은 영업에 부담이 되는 작업입니다. 그런데 롯데백화점은 이미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인천점은 올해 5월 약 3년에 걸친 재단장을 마쳤습니다. 지난해 약 8300억 원이던 매출이 올해 20% 안팎 늘면서 연 매출 1조 원에 근접했습니다. 지난달 재단장을 마친 노원점도 이후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0% 증가했습니다. 실적 회복도 뒷받침이 됐습니다. 올해 상반기 롯데백화점 매출은 1조 7635억 원으로 8.7%, 영업이익은 3109억 원으로 59.4% 늘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 확대와 주요 점포 호조가 배경으로 꼽힙니다.
현재 국내 백화점 매출 1위 점포는 신세계 강남점입니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 식품관의 프리미엄 경쟁력을 높이고, 브랜드 구성과 쇼핑 환경 전반을 손봐 이 자리를 노린다는 계획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잠실점은 롯데월드타워와 쇼핑몰, 석촌호수 등 '롯데타운 잠실'의 다양한 콘텐츠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핵심 점포"라며 "인기 브랜드와 F&B, 체험형 팝업 콘텐츠를 확대하는 동시에 백화점·명품관·쇼핑몰 간 연계를 강화해 국내 백화점 업계 1위 점포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잠실점을 자주 찾는다면, 공사가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두면 좋습니다. 순서는 지하 식품관을 포함한 저층부가 먼저입니다. 이르면 올해 안에 투자가 집행되고, 고층부까지 층별로 이어지는 작업은 2032년까지 계속됩니다. 즉 앞으로 몇 해 동안은 방문할 때마다 일부 층의 매장 구성이 달라져 있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3조 3010억 원을 판 점포가, 그 매출을 유지한 채 6년간 자기 몸을 바꾸는 일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