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뒤 문 여는데, 검사 자리 458개가 빈 채로 시작합니다 🪑 정원은 2,292명인데, 문을 열 때 실제로 앉는 검사는 1,834~1,948명입니다. 열흘 뒤인 10월 2일 출범하는 공소청 이야기입니다. 최대 458자리가 처음부터 비어 있는 상태로 시작하는 셈이죠. 원래 법무부가 준비했던 계획은 현행 정원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었습니다.
22일 법무부 검찰국 브리핑에 따르면, 공소청은 현행 검사정원법상 정원의 80~85% 수준으로 출범합니다. 이응철 법무부 검찰국장은 정부과천청사에서 "통상 결원과 법원 전관 인원 등을 제외하고 정원의 80~85% 수준으로 출범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원이 2,292명이니 1,834~1,948명입니다. 이 내용을 담은 '공소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와 '검사정원법 시행령' 수정안은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됐습니다. 법으로 정해진 정원 자체를 줄이는 일은 그다음입니다. 법무부는 내년 초 외부 기관에 업무 분석과 조직 진단을 의뢰해 적정 검사 수를 산출한 뒤, 행정안전부·국회와 협의해 내년 정기국회에서 검사정원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법무부가 처음 마련한 직제안은 현행 검사 정원을 그대로 두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검찰 개혁 후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기존 검사정원법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며 재검토를 지시하자, 법무부가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습니다. 출범을 열흘 앞두고 직제안이 대폭 수정된 배경입니다. 부서 이름도 함께 바뀌었습니다. 대통령이 명칭의 부적절성을 지적한 '사법통제부'는 '불송치심사부'로, '중대범죄전담부'는 '중대범죄기소부'로 각각 변경됐습니다.
줄어든 것은 숫자만이 아닙니다. 인력이 놓이는 자리도 형사부에서 공판부 중심으로 옮겨갑니다. 법무부는 전국 18개 지방공소청 관할 형사재판부 331곳에 맞춰 공판검사를 배치하는 '1재판부 1공판검사' 체제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현재 공판부가 설치된 18개 지검의 공판검사는 170여 명입니다. 법정에 서는 검사를 두 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뜻입니다. 대신 조직은 더 깎였습니다. 본청의 형사기획관실과 중대범죄기획관실 등 차장검사급 기획관실 2개가 폐지되고, 전국에 19개 부를 두려던 불송치 사건 전담 부서는 13개 부로 줄었습니다.
문제는 옮겨갈 인력을 빼내는 쪽입니다. 올해 8월 기준 전국 검찰청의 미제 사건은 16만 5,000건입니다. 일선 검사 한 명이 수백 건을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형사부 인력을 급격히 재배치하면 적체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새로 생기는 일도 있습니다. 공소를 제기할지 판단하기 위한 '사실 확인' 절차, 경찰 등 사법경찰과의 협력·지원 기능이 이번에 처음 도입됩니다. 검사가 직접 부족한 수사를 메우던 보완수사권이 전면 폐지되면, 대신 경찰에 다시 수사해 달라고 요구하는 업무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법무부도 이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 국장은 "인력을 공판부에 지나치게 많이 배치할 경우 형사부의 송치 사건 처리 인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며 "미제 사건 적체를 막기 위해 실근무 인원을 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수장 공백도 겹쳤습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사퇴하면서 초대 공소청장 인선 절차는 사실상 멈춰 섰습니다. 22일 이정현 수원고검장이 공석인 검찰총장 직무대행에 임명돼 '대행의 대행' 체제는 면했지만, 공소청 수장 인선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한 부장검사는 "휴직 인원에 고연차 검사들까지 제외하면 실제 실무를 담당하는 검사는 수치보다 훨씬 적다"며 "새 제도를 운영해보기도 전에 정치적 요구에 맞춰 인력부터 줄이면 결국 사건 처리 적체와 수사기관 견제 기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이 내 사건을 불송치했을 때 그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부서의 이름과 개수가 바뀌었습니다. '사법통제부'가 아니라 '불송치심사부'이고, 전국 19개 부가 아니라 13개 부입니다. 10월 2일 이후 사건 관련 서류나 안내에서 이 이름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의 80~85%는 확정된 숫자가 아닙니다. 법으로 정한 정원을 얼마나 줄일지는 내년 초 외부 조직 진단 결과가 나온 뒤, 내년 정기국회에서 검사정원법 개정으로 결론이 납니다. 열흘 뒤 비어 있는 458자리가 임시인지 영구인지는 그때 정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