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보통주는 석 달간 19.52% 빠졌는데, 우선주는 2.01%만 내렸다고? 🛟 23일 삼성전자 우선주는 4.02% 오른 21만 9,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같은 날 보통주는 3.25% 올라 28만 4,500원이었습니다. 같은 회사 주식인데 이달 성적표는 15.34% 대 9.00%로 벌어졌습니다. 하루짜리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 9월에 두 주식이 갈렸다
23일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삼성전자우는 15.34%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보통주 상승률은 9.00%였습니다. 우선주가 본주를 6.34%포인트 앞선 겁니다. 우선주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이 없거나 제한되는 대신, 배당을 받을 때 앞순위에 놓이는 주식입니다. 의결권이 없으니 통상 보통주보다 싸게 거래됩니다. 23일 종가 기준으로 두 주식의 가격 차이는 6만 5,000원이었습니다.
◾ 석 달을 보면 차이가 더 크다
기간을 늘리면 격차는 방향까지 달라집니다. 6월 22일부터 9월 23일까지 3개월간 삼성전자 보통주는 19.52%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우는 2.01% 내리는 데 그쳤습니다. 삼성전자만의 일도 아닙니다. 코스피 우선주 지수에 들어간 종목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를 비교하면, 최근 3개월간 6개 우선주가 본주보다 높은 수익률을 냈습니다. 하락장에서 우선주가 덜 빠진 구간이 이어졌다는 뜻입니다.
◾ 값이 싸면 배당률이 올라간다
이유는 가격 차이에 있습니다. 배당금은 보통 주식 한 주당 얼마씩 지급되는데, 보통주와 우선주에 같은 금액을 주면 원래 가격이 낮은 우선주의 배당수익률이 더 높아집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배당기준일은 이달 30일입니다. 이날 주식을 갖고 있는 주주가 배당을 받을 권리를 갖게 됩니다. 다만 보통주와 우선주에 각각 얼마를 나눠 줄지, 한 주당 금액이 얼마일지는 다음 달 이사회에서 확정됩니다. 증권가는 두 주식에 같은 금액을 준다고 가정할 때 주당배당금이 4,500~4,654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90조~110조는 어디로 가나
또 하나의 기대는 자사주입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총 90조~110조 원을 주주에게 돌려줄 계획입니다. 이 가운데 약 30조 원을 3분기 현금 배당에 씁니다. 남는 60조~80조 원은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회사가 자기 주식을 시장에서 사들인 뒤 없애는 방식입니다. 시중에 도는 주식 수가 줄어드니 한 주당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습니다. 잔여 재원을 어디에 얼마나 쓸지는 내년 1월 이사회에서 결정됩니다.
◾ 모든 우선주가 오른 건 아니다
그래서 "우선주가 강하다"고 뭉뚱그리면 실제와 어긋납니다. 이달 코스피 우선주 지수 시총 상위 5개를 보면, 삼성전자우 외에 본주를 앞선 종목은 두 개였습니다. 현대차2우B가 본주보다 4.78%포인트, 미래에셋증권2우B가 4.01%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반대 사례도 같은 목록 안에 있습니다. 두산우는 본주보다 6.04%포인트, 삼성전기우는 6.72%포인트 낮은 수익률을 냈습니다.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같은 구체적인 주주환원 기대가 걸려 있는 종목 쪽으로만 수요가 쏠리는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는 셈입니다.
◾ "우선주부터 소각하라"는 편지
라이프자산운용은 최근 삼성전자 이사회와 경영진에 주주서한을 보냈습니다. 남은 주주환원 재원을 우선주 매입·소각에 먼저 쓰라는 제안이었습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다소 냉담했던 만큼 자사주 매입·소각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단발성이 아닌 연속적인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는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지금 시장을 움직이는 숫자 대부분은 아직 확정된 값이 아닙니다. 확정된 것은 두 가지입니다. 3분기 배당기준일이 이달 30일이라는 것, 그리고 올해 주주환원 총액 계획이 90조~110조 원이라는 것입니다. 반면 보통주와 우선주의 배당 비중과 주당배당금은 다음 달 이사회, 잔여 재원 60조~80조 원의 사용처는 내년 1월 이사회를 거쳐야 정해집니다. 증권가의 4,500~4,654원도 "두 주식에 같은 금액을 준다면"이라는 가정 위에 놓인 추정치입니다. 23일의 15.34%와 9.00%라는 격차를 볼 때, 그 뒤에 어떤 가정이 붙어 있는지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