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초 만에 터졌습니다 — 전자레인지에 데운 말랑이 표면 171도 ⏱️ 올해 4월과 5월, 말랑이를 전자레인지에 데웠다가 화상을 입었다는 사례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됐습니다. 소비자원은 실제로 말랑이 7개를 전자레인지에 넣어봤습니다. 4개가 25초에서 2분 30초 사이에 파열됐습니다. 7개 전부 표면 온도가 70.0도에서 171.2도까지 올라갔습니다. 물이 끓는 온도가 100도라는 걸 떠올리면, 손으로 쥐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2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촉감 완구 15개를 조사한 결과 9개(60.0%)에서 국내 완구 안전기준을 초과한 유해물질이 검출됐습니다. 조사 대상은 왁뿌볼 8개와 말랑이 7개입니다. 왁뿌볼은 8개 전 제품에서 완구에 쓸 수 없는 방부제인 MIT와 CMIT가 나왔습니다. 알레르기성 피부반응과 안구 자극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입니다. 이 중 1개는 붕소 용출량이 허용기준의 1.3배를 넘었습니다. 말랑이는 7개 중 1개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허용기준의 6.6배 검출됐습니다. 간과 신장 등을 손상시킬 수 있는 물질입니다.
유해물질은 시험실에서 확인됐지만, 화상은 그보다 앞서 현실에서 일어났습니다. 소비자원 위해감시시스템에 올해 4월과 5월 전자레인지 가열로 인한 화상 사례가 접수된 뒤, 가열 시험이 이뤄졌습니다. 시험 결과에서 눈에 띄는 건 파열되지 않은 제품들입니다. 7개 중 3개는 터지지 않았지만, 표면 온도는 7개 모두 70.0도 이상으로 올랐습니다. 터지지 않았다고 안전한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파열까지 걸린 시간도 가장 빠른 제품이 25초였습니다. 전자레인지 앞에서 지켜보고 있어도 손쓸 틈이 짧은 시간입니다.
그런데 이 제품들은 법적으로는 '기준 초과'가 아닙니다. 조사 대상 15개 중 14개가 사용연령을 14세 이상으로 표시해 뒀기 때문입니다. 현행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상 완구 안전기준은 만 13세 이하가 쓰는 제품에 적용됩니다. 14세 이상 표시를 달면 이 기준에서 벗어납니다. 소비자원은 실제로 어린이가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국내 완구 안전기준을 준용해 시험했습니다. 어린이가 쓰는 제품과 법이 어린이 제품으로 보는 제품 사이에 틈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표시도 미흡했습니다. 15개 중 11개(73.3%)에서 일반 표시사항이나 소비자 주의사항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문제가 된 건 식품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는 제품들입니다. 이런 제품이 13개였는데, 이 중 5개에는 섭취 주의 문구가 없었습니다. 또 5개는 고온·화기 주의 문구를 표시하지 않았습니다. 전자레인지 가열로 화상 사례가 이미 접수된 품목인데, 데우지 말라는 경고가 포장에 없었던 겁니다.
소비자원은 품질이나 표시 개선이 필요한 13개 제품의 판매·수입 사업자 17곳에 개선을 권고했습니다. 이 중 12곳이 판매 중단이나 표시 개선 조치를 완료했거나, 개선 계획을 회신했습니다. 나머지 5곳의 조치 여부는 이번 발표에 담기지 않았습니다. 소비자원은 어린이가 사용할 제품은 KC 인증 마크를 확인하고, 전자레인지에 가열하는 등 용도 외 사용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구매 단계에서는 KC 인증 마크를 확인하는 것, 사용 단계에서는 전자레인지에 넣지 않는 것입니다. 이번 조사에서 사용연령이 14세 이상으로 적힌 제품이 대부분이었던 만큼, 연령 표시만 보고 안전성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25초. 가장 빨리 터진 말랑이가 전자레인지 안에서 버틴 시간입니다. 파열되지 않은 제품도 표면은 70도를 넘었습니다. 데워서 만지는 놀이는, 지금 팔리는 제품들이 감당하도록 만들어진 사용법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