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길에 넘어진 뒤, '괜찮다'는 말보다 먼저 살필 세 가지 🦴 "연휴 중 다쳤을 때는 단순히 통증의 세기만 볼 것이 아니라, 다친 뒤 팔다리를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 체중을 실을 수 있는지, 변형이나 감각 이상이 동반되는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이명근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형외과 전문의의 말입니다. 25일 이 병원이 내놓은 연휴 부상 주의 안내의 핵심이 여기에 담겨 있습니다. 성묘길에서 발을 헛디디고, 전을 부치다 허리가 굳는 일은 해마다 반복됩니다. 그런데 "얼마나 아픈가"라는 질문만으로는 단순 염좌와 골절이 갈리지 않는다는 겁니다.
◾ 냉찜질로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25일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안내에 따르면 가벼운 근육통이나 염좌는 휴식과 냉찜질만으로 호전될 수 있습니다. 염좌는 관절을 지지하는 인대가 과도하게 늘어나거나 일부 찢어진 손상을 말합니다. 반면 관절 변형이나 심한 부종, 움직임 제한, 감각 이상이 나타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골절이나 탈구, 신경·혈관 손상 가능성을 확인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같은 발목 통증이라도 어느 쪽에 속하는지에 따라 대응이 완전히 갈립니다.
◾ 연휴 일정마다 다치는 곳이 다르다
추석 연휴에는 장거리 이동과 성묘·벌초, 나들이로 평소보다 활동량이 늘어납니다. 일정이 넘어갈 때마다 부담이 쌓이는 자리도 옮겨갑니다. 장시간 운전으로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허리와 무릎에 부담이 갑니다. 성묘나 벌초처럼 평소보다 많이 걷는 날에는 발목 염좌가 생기기 쉽습니다. 넘어지면서 손을 짚으면 손목이나 어깨를 다칩니다. 명절 음식을 준비하며 쪼그려 앉아 있는 시간도 허리와 무릎에 같은 부담을 만듭니다.
◾ 인대만 늘어나는 게 아니다
울퉁불퉁한 길에서 발을 헛디디면 발목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질 수 있습니다. 충격이 큰 경우에는 골절이 함께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염좌인 줄 알았던 부상에 골절이 섞여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오래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소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퇴행성관절염이 있다면 기존 통증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고령자는 비교적 가벼운 낙상에도 손목이나 고관절 골절이 발생할 수 있어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 도와주려던 손이 손상을 키운다
골절이나 탈구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보호자가 직접 관절을 맞추려 해서는 안 됩니다. 혈관이나 신경을 추가로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친 부위를 억지로 움직이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상처가 작다는 점도 안심할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이명근 전문의는 고령자 낙상이나 심한 외상 뒤에는 상처가 크지 않아도 골절이 숨어 있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반대로 통증이 비교적 가볍고 관절을 움직일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줄어든다면, 휴식과 냉찜질로 경과를 지켜볼 수 있습니다. 통증이 생겼다고 모두 응급의료센터를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 허리가 아픈데 다리 힘이 빠진다면
단순한 허리나 관절 통증이라면 자세를 바꾸고 충분히 쉬면서 경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 힘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심한 감각 이상, 대소변 장애가 나타나면 다릅니다. 신경학적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응급평가가 필요합니다. 발목은 부종이 빠르게 심해지거나 모양이 변하고 발을 딛기 어렵다면 골절 확인을 위한 영상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넘어진 뒤 사타구니나 엉덩이가 아프고 일어서기 어렵거나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기 힘들다면 고관절 골절 가능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손목은 붓기가 심하거나 변형이 생기고 손가락을 움직이기 어려울 때 골절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통증의 세기 대신 세 가지를 봅니다. 팔다리를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 체중을 실을 수 있는지, 변형이나 감각 이상이 있는지입니다. 하나라도 걸리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는 것이 병원 측 설명입니다. 다친 부위는 가능한 한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고, 출혈이 있으면 깨끗한 거즈나 천으로 압박해 지혈한 뒤 의료기관을 찾습니다. 연휴에는 일반 외래진료 이용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응급의학과와 관련 진료과의 협진체계를 갖춘 응급의료기관을 미리 확인해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성묘길에서 접질린 발목에 체중을 실을 수 있는지, 통증의 세기보다 그것이 먼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