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57% 빠졌는데, 970억은 아직 파킹통장에 있다고요? 🅿️ 2026년 9월 23일, 더본코리아 주가는 1만 4,56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2년 전 기업공개, 즉 주식을 증권시장에 처음 내놓을 때 정한 공모가는 3만 4,000원이었습니다. 57.18% 낮은 값입니다. 그런데 그때 투자자들이 넣은 1,020억 원 가운데 970억 원은, 지금도 파킹통장 같은 금융상품에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쓰겠다고 밝힌 용도는 다른 회사를 사들이는 인수합병이었습니다.
◾ 공모가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
25일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475560)의 23일 종가는 전 거래일과 같은 1만 4,560원입니다. 2024년 상장 당시 공모가 3만 4,000원과 비교하면 57.18% 내려앉은 수준입니다. 공모가는 상장 전 투자자에게 주식을 배정할 때 매기는 가격입니다. 그 가격에 청약해 지금까지 들고 있었다면, 투자한 돈의 절반 이상이 사라진 셈입니다. 주가는 최근 들어 반전의 계기를 찾지 못한 채 같은 자리에서 마감하고 있습니다.
◾ 상장 첫날엔 5만 1,400원이었다
기준을 공모가가 아니라 상장 첫날 종가로 옮기면 낙폭은 더 커집니다. 첫날 종가는 5만 1,400원이었습니다. 지금 가격은 그 3분의 1에도 못 미칩니다. 그 사이에 농지법 위반 의혹, 빽햄 가격 부풀리기 논란,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의혹이 잇따라 불거졌습니다. 백종원 대표는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이 기간을 "잃어버린 1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악의적 민원과 고발에 시간을 빼앗겼다는 취지였습니다. 여기에 외식업 전반의 업황 악화와 회사 실적 부진이 겹쳐 투자심리가 식었습니다.
◾ 970억은 아직 통장에 있다
더본코리아는 2024년 상장으로 1,020억 원을 조달했습니다. 당시 회사가 밝힌 사용 계획은 명확했습니다. 약 95%인 970억 원은 인수합병에, 나머지 5%는 신메뉴와 브랜드 개발 등 운영자금에 쓴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돈은 현재 대부분 파킹통장 등 금융상품 형태로 보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장에서 후보로 꼽는 매물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양념·소스·조미식품·가공품을 직접 만드는 제조 기업, 다른 하나는 국내 외식 매장 네트워크를 가진 식품 유통기업입니다.
◾ 적자는 줄었는데 주가는 그대로다
실적 흐름만 보면 방향은 나쁘지 않습니다. 2026년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2% 늘어난 832억 원이었습니다. 영업손실은 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줄었습니다. 적자 폭을 크게 좁힌 것입니다. 다만 2025년 2분기부터 2026년 2분기까지 다섯 분기 연속 영업 적자라는 사실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손실이 줄어드는 속도와 흑자 전환 사이에는 아직 거리가 있고, 주가는 이 개선분에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 LA 식당 한 번에 10%가 올랐다
기대가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닙니다. 백종원 대표는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 식당을 찾아 'TBK 소스'의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김치분말소스, 양념치킨 등 소스 11종을 활용한 메뉴를 소개하고, 제품 공급과 조리법 적용 방안을 논의한 것이 골자입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당시 주가는 10% 넘게 올랐습니다. 회사는 기업 간 거래, 즉 B2B 소스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푸드 컨설팅'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투자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수합병이 악화된 투심을 반전시킬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너지가 나는 매물을 적극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회사 쪽이 확정한 계약이 공개된 것은 아닙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숫자 세 개입니다. 1만 4,560원, 970억 원, 다섯 분기. 주가는 공모가의 절반 아래이고, 인수합병에 쓴다던 970억 원은 아직 금융상품에 머물러 있고, 영업 적자는 다섯 분기째입니다. 인수합병이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투자은행 업계와 시장의 관측이지, 결정된 사안이 아닙니다. 970억 원이 어디로 가는지는 회사가 계약 사실을 밝히는 순간 드러납니다. 2년 전 사용 계획서에 적힌 그 항목이, 지금 이 주가를 설명하는 가장 큰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
![“잃어버린 1년” 백종원, M&A로 더본코리아 반전 가능할까 [시그널]](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9/24/news-p.v1.20260529.f084f2e6f1db4f58b7d33b530c2590fa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