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사이 세입 전망이 90조 원 불어났습니다 🎢 재정경제부가 이달 22일 세수추계위원회를 열었습니다. 여기서 사실상 확정된 올해 국세수입은 470조 원 후반대. 지난해 말 본예산을 짤 때 예상한 숫자는 390조 2,000억 원이었습니다. 1년 사이 90조 원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그런데 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간예납보다 연말까지 증권거래세와 농어촌특별세가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더 걷힌 것도, 예측이 안 된 것도 사실입니다.
◾ 추경 때 다시 잡은 숫자도 60조 원이 틀렸다
2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올해 국세수입은 3월 추경 전망치인 415조 4,000억 원보다 60조 원 초반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됩니다. 3월 추경은 이미 본예산 전망을 수정한 숫자였습니다. 그 수정된 숫자마저 반년 만에 60조 원이 어긋난 셈입니다. 실제 집계도 같은 방향입니다. 1~7월 국세수입은 274조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1조 4,000억 원 늘었습니다.
◾ 2년 연속 모자랐는데, 올해는 넘친다
방향 자체가 뒤집혔습니다. 2023년에는 56조 4,000억 원, 2024년에는 30조 8,000억 원의 세수 결손이 났습니다. 예상보다 덜 걷혀 예산에 구멍이 났다는 뜻입니다. 올해는 반대로 수십조 원이 더 걷힙니다. 부족했다가 남는 쪽으로 넘어갔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어느 해든 전망과 실제 사이의 차이가 수십조 원 단위라는 점입니다.
◾ 반도체 실적이 세수 전망을 흔든다
법인세 중간예납은 기업이 상반기 실적으로 계산한 세액의 절반을 8월에 미리 내는 제도입니다. 올해 세수의 최대 변수였습니다. 정부는 3월 추경에서 연간 법인세 전망을 86조 5,000억 원에서 101조 3,000억 원으로 17.1%, 즉 14조 8,000억 원 올렸습니다. 이때 중간예납을 40조 4,000억 원 수준으로 잡았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상반기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좋아지면서, 실제 신고 규모는 이를 상당 폭 웃돈 것으로 전해집니다.
◾ 연간 전망치를 7개월에 거의 다 채운 세목
증시 쪽 세금은 더 극적입니다. 1~7월 증권거래세는 8조 2,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배 이상 늘었습니다. 추경 당시 잡은 연간 전망치의 77%를 7개월에 채웠습니다. 농어촌특별세는 13조 1,000억 원입니다. 1년 전보다 8조 5,000억 원 증가해, 연간 전망치의 96.3%에 도달했습니다. 남은 5개월이 아직 있는데 사실상 연간 목표를 채운 셈입니다. 9월부터 주식 거래시간이 오후 8시까지 연장됐으니 더 늘어날 여지도 있습니다.
◾ 정부도 상단을 못 정하고 있다
정부 내부에서도 증권거래세와 농어촌특별세가 올해 재추계의 상단을 결정짓는 마지막 변수로 보고 있습니다. 이유는 성격 차이입니다. 법인세 중간예납은 기업이 실제로 신고한 실적이 있어 윤곽이 드러납니다. 반면 주식 거래대금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단기간에도 크게 출렁입니다. 앞서 언급된 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도 이 지점을 가리킵니다. 예측이 어려운 쪽이 마지막까지 남은 변수라는 뜻입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지금 나온 470조 원 후반대는 확정된 결산치가 아니라 재추계 전망치입니다. 최종 숫자는 연말 증시 흐름에 따라 또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세수 전망은 예산의 출발점입니다. 세입 전망이 1년 사이 90조 원 움직였다는 건, 그 위에 세운 지출 계획도 함께 흔들린다는 뜻입니다. 내년 예산안을 볼 때 총액보다 먼저 확인할 것은 세입 전망을 무엇에 근거해 잡았는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