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4일 코이즈, 21일 원풍물산. 두 회사는 정리매매를 끝내고 코스닥에서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회계 부정도, 자본 잠식도 아니었습니다. 시가총액이 기준선 아래로 내려갔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한국거래소는 올 하반기 코스닥에서만 50개사 내외가 같은 길을 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석 달 사이 8개사가 문을 닫았다
2026년 9월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시가총액 미달로 상장폐지 결정을 받은 코스닥 상장사는 스팩주를 제외하고 8개사입니다. 코이즈·원풍물산·신라에스지·케이엠제약·골드앤에스·수성웹툰·에이에프더블류·세진티에스입니다. 코스피에서는 상반기에 일정실업 1개사, 이달 23일 SHD 1개사가 같은 이유로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습니다.
◾ 상반기엔 한 곳도 없었다
같은 기준이 적용된 상반기 코스닥에서는 시가총액 미달로 퇴출된 회사가 한 곳도 없었습니다. 하반기에 몰린 겁니다. 그사이 국내 증시가 극심한 변동을 겪고 대형주로 자금이 쏠리는 과정을 지났습니다. 기준선은 그대로였지만, 작은 회사들의 시가총액이 먼저 무너졌습니다.
◾ 40억에서 150억, 다시 200억
코스닥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은 올해 초 기존 4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올랐습니다. 이번에 퇴출 결정을 받은 8개사는 모두 이 150억 원을 채우지 못한 곳입니다. 그런데 이 기준은 7월부터 다시 200억 원으로 상향됐습니다. 그동안 150억~200억 원 사이에 머물러 있던 회사들은 이제 새 기준선 아래에 놓이게 됐습니다.
◾ 왜 하필 다음 달 중순인가
규정은 두 단계로 작동합니다. 30거래일 연속 시가총액 200억 원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됩니다. 그 뒤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연속으로 기준을 웃돌지 못하면 상장폐지가 결정됩니다. 7월에 기준이 바뀌었으니, 이 45거래일 연속 충족 여부를 처음 따지는 시점이 바로 다음 달 중순입니다. 이미 요건 강화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상장사가 13개입니다.
◾ 주가 1,000원 아래도 같은 시계에 걸렸다
7월에는 주가가 1,000원에 못 미치는 이른바 '동전주'를 퇴출하는 규정도 함께 시행됐습니다. 이 규정으로 코스피 15개사, 코스닥 30개사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입니다. 이들 역시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을 유지하지 못하면 다음 달 중순 상장폐지 결정을 받습니다. 시가총액과 주가, 두 갈래 시한이 같은 달에 겹칩니다.
◾ 흑자인데도 나가야 하나
흑자를 내는 기업이 단순히 시가총액이 작다는 이유로 증시에서 사라지는 데 대한 지적이 나왔습니다. 금융당국은 이달 초 보완책을 내놨습니다. 일부 조건을 충족한 상장사는 정리매매 없이 코넥스로 이전할 수 있게 한 겁니다. 코넥스는 코스피·코스닥보다 진입 요건이 낮은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입니다. 최근 3개 연도 중 2개 연도 영업이익이 흑자이거나, 1개 연도 영업이익이 흑자이면서 자기자본이 200억 원 이상이면 이전이 가능합니다.
◾ 법정으로 간 회사들
모두가 이전을 택한 것은 아닙니다. 상장폐지 결정을 받은 골드앤에스와 케이엠제약, 최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주연테크와 CS는 관리종목지정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해 거래소와 법원에서 다투고 있습니다. 한편 신라에스지는 11일 공시에서 코넥스 이전상장을 결정하고 코넥스 시장부에 신규상장 사전협의신청서를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첫 이전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보유 종목의 시가총액이 200억 원 근처이거나 주가가 1,000원 안팎이라면, 그 회사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관리종목 지정 사실과 지정일은 한국거래소 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45거래일이라는 시한이 언제 끝나는지가 관건입니다. 다만 코넥스로 이전한다고 해서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실질적인 자금조달 효과를 고려하면 충분한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심사를 거쳐 상장폐지를 유예하는 방안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코이즈와 원풍물산은 이미 사라졌지만, 나머지 회사들의 선택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