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알약 설계를 AI에 맡기겠다고 선언한 날 💊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가 28일 내놓은 말은 이렇습니다. "축적된 연구 경험과 데이터를 AI와 결합해 제제 연구의 속도와 정밀도를 높이겠다." 신약 성분을 찾는 얘기가 아닙니다. 이미 찾은 성분을 어떤 알약으로 만들지, 그 설계를 AI에 맡기겠다는 겁니다. 2029년 12월까지 53억 원이 들어가는 국책과제입니다.
◾ 주관기관 자리에 제약사가 앉았다
대웅제약은 28일 산업통상부의 'AI 기반 방출조절·복합제형 통합 최적 설계 플랫폼 개발' 국책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컨소시엄에는 국민대학교와 중앙대학교, 그리고 에이아이제팜이 공동연구로 참여합니다. 대웅제약을 포함해 모두 4개 기관입니다. 2029년 12월까지 컨소시엄 전체에 투입되는 연구비는 약 53억 원입니다.
◾ AI 신약개발과는 다른 자리를 노렸다
그동안 제약업계의 AI 얘기는 대부분 '어떤 물질이 약이 될까'를 찾는 쪽이었습니다. 이번 과제가 겨누는 지점은 그다음 단계입니다. 성분은 정해졌는데, 그걸 어떤 형태의 알약으로 만들어야 몸에서 원하는 대로 작동할지를 설계하는 일. 제제(製劑) 연구라고 부르는 영역입니다. 연구원이 수십 번 실험을 반복하며 답을 찾아왔던 구간에 AI를 넣겠다는 구상입니다.
◾ "이런 흡수 곡선을 원한다"를 입력값으로 받는다
플랫폼은 목표 약동학 특성을 입력받는 방식으로 개발됩니다. 약동학은 약물이 몸에 들어가 흡수되고 퍼지고 분해돼 빠져나가는 과정을 수치로 나타낸 지표입니다. 이 목표치를 넣으면 AI가 두 종류의 처방 후보를 제안합니다. 하나는 약물이 녹아 나오는 속도를 조절하는 방출조절제형, 다른 하나는 여러 유효성분을 한 알에 담은 복합제형입니다. 여기에 용출 양상 예측, 첨가제 추천, 실험조건 제안 기능을 함께 구현합니다.
◾ 실험 결과를 다시 AI에 먹인다
예측만 하고 끝나는 구조가 아닙니다. 실험을 해서 나온 결과를 다시 AI 학습에 반영해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순환 구조로 설계할 예정입니다. 실험을 검증용으로만 쓰지 않고 학습 데이터로 재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위와 소장의 환경을 모사해 약물이 실제로 녹아 나오는 양상을 평가하는 시스템도 함께 개발합니다. AI가 내놓은 예측을 어디에 대고 맞춰볼지, 그 기준선을 같이 만드는 셈입니다.
◾ 실험실 예측은 GMP 시생산에서 판정된다
연구 후반에는 AI가 제안한 처방과 공정조건을 대웅제약의 실제 개발 과제에 적용합니다. 그리고 GMP 기준에 따른 시생산으로 활용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입니다. GMP는 의약품 제조와 품질 관리에 관한 법적 기준입니다. 화면 속 예측값이 실제 생산 라인에서도 버티는지를 이 단계에서 확인하게 됩니다. 컨소시엄은 여기서 더 나아가 웹 기반 구독형 플랫폼으로 상용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는 구상입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이 과제의 결과물은 대웅제약 내부용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컨소시엄이 웹 기반 구독형 상용화를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자체 제제 연구 인력을 두기 어려운 중소 제약사나 연구기관이 구독 형태로 쓸 수 있는 도구가 될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다만 상용화는 구상 단계이고, 판단의 근거가 되는 GMP 시생산 검증은 연구 후반에 진행됩니다. 박 대표가 말한 "실제 신약 개발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플랫폼"의 성적표는 2029년 12월 이후에 나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