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 200원 내려오자, 항공주와 해운주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 대한항공 주가는 7.51%, 아시아나항공은 8.15%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똑같이 국내와 해외를 오가는 해운사들에는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붙었습니다. 배도 비행기도 그대로인데, 실적 전망만 정반대로 갈렸습니다. 이유는 환율이었습니다.
◾ 환율은 석 달 반 동안 200원 내려왔다
28일 외환당국 등에 따르면, 23일 오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58.4원입니다. 6월 5일 고점이 1,561원이었으니, 약 13% 내려온 셈입니다. 숫자로는 200원가량이지만, 수출과 수입으로 먹고사는 기업들에게 이 200원은 손익계산서를 다시 쓰게 만드는 폭입니다.
◾ 두 달 전에는 고환율이 실적 악화 요인이었다
방향이 바뀐 것이 핵심입니다. 시장은 올해 2분기 항공사 실적이 나빴던 이유 중 하나로 고환율을 꼽았습니다. 그때 항공사를 괴롭혔던 바로 그 요인이, 지금은 반대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시장은 원화가 연말까지 비교적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 반도체주 상승,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 하락이 근거로 제시됩니다.
◾ 돈을 무슨 돈으로 받고, 무슨 돈으로 쓰는가
희비를 가르는 것은 업종이 아니라 비용 구조입니다. 항공사, 특히 저비용항공사는 매출 상당수가 원화입니다. 국내 승객이 원화로 표를 삽니다. 반면 유류비나 정비비 같은 주요 비용은 달러로 결제합니다. 들어오는 돈은 원화, 나가는 돈은 달러인 구조에서 달러가 싸지면 그만큼 남는 돈이 늘어납니다. 증권가는 약 9% 환율 하락만으로 대한항공 순이익이 약 7,500억 원, 제주항공이 780억 원, 트리니티항공이 400억 원, 진에어가 340억 원가량 개선될 것으로 봤습니다.
◾ 해운사는 벌어들인 달러가 오히려 줄어든다
해운사는 달러가 기능통화입니다. 기능통화란 기업이 실제로 영업하는 주된 경제 환경의 통화를 말합니다. 해운사는 운임을 달러로 받기 때문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애초에 달러로 잡힙니다. 원화가 강해지면 같은 달러를 벌어도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줄어듭니다. 다만 최근 운임이 올라 매출과 이익 자체가 늘어나는 만큼,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이 상쇄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 식음료는 수혜주 같지만, 종목마다 다르다
식음료는 한쪽으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식품 원재료의 수입 의존도는 기본 50%, 많게는 80~90%에 달합니다. 환율이 내리면 수입 가격이 그만큼 낮아집니다. 그런데 해외 시장에 나가려는 업체일수록 반대 문제가 생깁니다. 원화가 비싸지면 현지에서 매기는 수출품 가격을 올려야 하고, 그만큼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식음료는 표면적으론 환율 하락 수혜주지만, 종목 선별에 고민이 따른다"며 "빙그레와 대상처럼 해외 비중은 제한적인 중·소형주 중심 접근을 권유한다"고 말했습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환율이 내렸다는 뉴스 하나로는 어떤 기업이 좋아지는지 알 수 없습니다. 확인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그 회사가 돈을 어느 통화로 받고, 어느 통화로 쓰는지. 매출은 원화인데 비용이 달러면 원화 강세가 도움이 되고, 매출 자체가 달러로 잡히면 반대입니다. 식음료처럼 원재료는 수입하고 제품은 수출하는 기업은 두 방향이 동시에 작동해 한 줄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사흘간 항공주와 해운주가 갈라진 것도 결국 이 차이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