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가 다음날 아침에 산 사람은, 그날 오후에 15% 잃었습니다 🎢 4만 7700원. 2026년 9월 29일 오전, HLB 주가가 찍은 장중 최고가입니다. 전 거래일 종가 3만 9700원보다 20.15% 높은 값이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정규장이 끝났을 때 주가는 4만 150원이었습니다. 고점에서 7550원, 15.83%가 빠진 겁니다. 그 아침에 주식을 산 사람은 하루도 지나기 전에 두 자릿수 손실 구간에 들어갔습니다.
◾ 종가만 보면 올랐고, 장중을 보면 무너졌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LB는 전날 전장 대비 450원(1.13%) 오른 4만 150원에 정규장 거래를 마쳤습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이틀 연속 상승입니다. 하지만 그 1.13% 안에는 20.15%까지 올랐다가 15.83% 떨어진 하루가 들어 있습니다. 종가만 보는 투자자와 장중에 매매한 투자자가 전혀 다른 하루를 겪은 셈입니다.
◾ 이틀 전에는 그룹주 전체가 상한가였다
출발은 9월 28일이었습니다. 이날 HLB는 29.95% 오른 3만 9700원에 마감했고, HLB제약(30.00%), HLB생명과학(29.96%), HLB테라퓨틱스(29.84%)가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습니다. 네 종목이 같은 날 상한가를 찍는 장면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날이었습니다. 29일에도 매수세는 몰렸지만, 오른 만큼 되돌아오는 흐름이 함께 왔습니다.
◾ 주가를 끌어올린 건 담관암 치료제 한 개였다
재료는 명확했습니다.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가 개발한 담관암 치료제 '리픽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받았습니다. 리픽투는 FGFR2 유전자 융합 또는 재배열이 확인된 환자, 그중에서도 수술로 떼어낼 수 없는 국소 진행성·전이성 담관암 성인 환자의 2차 치료제로 승인됐습니다. FGFR2는 일부 담관암에서 나타나는 치료 표적 유전자입니다. 엘레바는 올 4분기 미국 시장에 리픽투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 허가는 진짜였는데 주가는 왜 되돌아왔나
호재가 사실이라는 것과, 그 호재가 이미 주가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이틀 만에 상한가와 20% 급등이 연달아 나온 뒤에는 먼저 산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옵니다. 특히 그룹주처럼 하나의 재료를 두고 계열사 주가가 동반 급등한 경우, 매도 물량이 여러 종목에서 한꺼번에 출회되면서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수 있습니다. 허가 소식이 취소된 게 아니라, 가격이 먼저 너무 빨리 움직인 것입니다.
◾ 계열사마다 되돌림의 깊이가 달랐다
같은 그룹주라도 결과는 갈렸습니다. HLB생명과학은 29일 장중 4290원까지 올라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5.99% 급등했지만, 종가는 3630원으로 6.61% 상승에 그쳤습니다. HLB테라퓨틱스는 더 심했습니다. 장중 한때 14.92%까지 올랐다가 상승분을 전부 반납하고 1.16% 하락한 채 정규장을 마쳤습니다. 오전에 오른 것을 보고 들어간 투자자는 종목에 따라 손실 구간에 남았습니다. 김주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리픽투의 미국 FDA 품목허가 승인 소식 이후 HLB그룹주가 이틀째 장중 강세를 보였다"면서도 "일부 종목은 급락 전환하는 등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같은 날, 같은 종목인데 종가 등락률과 장중 등락률이 20%포인트 가까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시세를 확인할 때 '오늘 몇 % 올랐다'는 숫자 하나만 보면, 그 안에 있던 고점과 저점의 폭은 보이지 않습니다. 장중 고가·저가를 함께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어느 구간에서 매수했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9월 29일 오전 4만 7700원에 산 사람과 종가 4만 150원에 산 사람은, 같은 날 같은 종목을 샀지만 출발점이 15.83% 달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