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원전 7년을 3년에 까먹는다 — 허가 기간을 두 배로 늘리려는 이유 지난해 말 고리2호기가 계속운전 허가를 받았습니다. 설계 수명이 끝난 원전을 더 쓰는 절차입니다. 그런데 10년 연장 허가를 받는 데 3년 7개월이 걸렸습니다. 실제로 추가 운전할 수 있는 기간은 약 7년에 그쳤습니다. 정부와 원자력 업계가 이 구조를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24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서면답변을 제출했습니다. 핵심은 원전 계속운전 허가 기간을 현행 10년에서 20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협의하겠다는 것입니다. 계속운전 허가 권한은 원안위가 갖고 있어, 기후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습니다. 두 기관 간 협의가 전제 조건입니다. 고리2호기는 주기적안전성평가와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제출, 원안위 심사를 거치는 데 3년 7개월이 소요됐습니다. 10년 허가에서 이 기간을 빼면 실질 운전 가능 기간은 약 7년입니다. 허가 기간의 30% 이상을 심사 과정에서 잃는 구조입니다.
정부가 지금 이 문제를 꺼낸 데는 전력 수요 전망이 있습니다. 호남권 반도체 팹을 포함한 3대 메가프로젝트와 AI 데이터센터 확산은 중장기적으로 대규모 전력을 필요로 합니다. 정부는 이 수요를 감당하려면 기존 원전 설비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현재 고리3·4호기와 한빛1·2호기가 계속운전 심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후에도 노후 원전들이 줄줄이 심사 대기에 오를 예정입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AI 수요를 고려하면 10년 연장 후 한 번 더 계속운전을 신청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행정 절차를 두 번 반복하는 대신 한 번에 20년 또는 그 이상을 허가하자는 주장입니다.
계속운전 심사에는 두 가지 큰 절차가 포함됩니다. 하나는 주기적안전성평가로, 설계 수명이 다한 원전의 안전 상태를 종합 점검하는 작업입니다. 다른 하나는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작성으로,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포함됩니다. 이 두 가지를 순차적으로 진행한 뒤 원안위 심사까지 통과해야 합니다. 업계는 이 절차 자체를 없애자는 것이 아닙니다. 허가 기간을 20년으로 늘려 심사 소요 기간 비중을 낮추자는 것입니다. 허가 기간이 20년이라면 3년 7개월을 심사에 써도 실질 운전 가능 기간은 16년 이상이 됩니다.
원전 가동 기간 연장과 별개로, 전력망 확충도 병행됩니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초 한국전력공사에 15개 국가기간 전력망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확정됐다고 통보했습니다. 총 규모는 14조 2000억 원입니다. 이 15개 사업은 정부가 앞서 의결한 32개 국가기간 전력망 사업 중 송전망 경과지가 확정된 것들입니다. 예타 면제는 경과지 확정과 함께 적용됐습니다. 나머지 17개 사업은 경과지가 결정되는 순서에 따라 순차적으로 예타 면제가 확정될 예정입니다.
원자력 업계는 허가 기간 연장이 안전 기준을 낮추는 것과는 다르다고 설명합니다. 심사 내용이나 기준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한 번 심사를 통과하면 더 오래 운전할 수 있도록 하자는 논리입니다.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20년 단위 계속운전 허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반면 허가 기간이 길어지면 중간에 발생할 수 있는 상태 변화를 반영할 기회가 줄어든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원안위와 기후부의 협의 과정에서 이 지점이 논의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계속운전 심사를 받고 있는 원전은 고리3·4호기와 한빛1·2호기입니다. 이번 협의가 마무리되면 이 원전들부터 새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전 계속운전 관련 정책 변화는 원자력안전위원회 공식 채널(www.nssc.g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리2호기는 10년 연장 허가를 받았지만 실제 추가 운전 가능 기간은 7년입니다. 그 3년의 차이를 줄이기 위한 제도 변경 논의가 지금 시작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