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11일 파업 끝에 타협 — 2조 3000억 원짜리 계산서 10년 만의 전면 파업이 끝났습니다. 8월 21일, 현대차 울산공장은 하루 종일 멈췄습니다. 이 한 차례 전면 파업을 포함해 60시간의 누적 파업이 남긴 청구서는 매출 손실 2조 3000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5월 6일 상견례 이후 111일 만인 8월 25일, 노사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습니다.
기본급은 10만 원 인상됩니다. 호봉 승급분을 포함한 수치입니다. 성과급은 기본급의 400%에 1270만 원을 더한 방식으로 지급됩니다. 여기에 주식 15주, 복지포인트 50만 원, 하기 휴가비 20만 원 인상이 추가됩니다. 신규 채용도 포함됐습니다. 내년 하반기 200명, 2028년 300명 등 기술직(생산직) 500명을 추가로 뽑기로 했습니다. 노조는 31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합의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입니다.
올해 교섭의 핵심 쟁점은 정년 연장이었습니다. 노사는 상여금 인상과 정년 연장 두 축에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협상을 반복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정년 연장은 조건부 합의로 마무리됐습니다. 관련 법률이 개정될 경우, 임금피크제 확대 없이 즉시 도입한다는 원칙을 명문화했습니다. 법 개정이 전제 조건입니다. 상여금 인상은 내년 단체교섭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두 쟁점 모두 이번 협상에서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이월된 셈입니다.
노조는 지난달 13일부터 부분 파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달 21일에는 10년 만에 전면 파업으로 확대됐습니다. 하루 종일 생산을 멈춘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입니다. 누적 파업 60시간 동안 생산라인이 주야 2개 조 기준 120시간 중단됐고, 생산 차질은 5만 5200대에 달합니다. 매출 손실 2조 3000억 원은 이를 금액으로 환산한 추산치입니다. 2년 연속 파업입니다. 지난해에도 현대차 노사는 파업을 벌였습니다.
불법 행위로 해고된 조합원 복직 문제도 이번 합의에 포함됐습니다. 사측은 노조 불법 활동을 이유로 제기한 손해배상 가압류 10건을 모두 해지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노사 모두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이 발생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핵심 쟁점인 상여금 인상은 내년으로 미뤄졌습니다. 정년 연장 역시 법 개정이라는 외부 조건에 결과를 맡겨둔 상태입니다. 합의는 됐지만 갈등의 구조가 해소된 것은 아닙니다.
이번 합의에서 눈에 띄는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노사 양측은 피지컬 AI(인공지능),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이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사항이라는 데 공감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사업·신기술 관련 진행 경과를 노사가 함께 공유하고 미래 산업 전환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생산직 노동자와 직접 관련된 자동화·기술 전환을 두고 노사가 명문화된 원칙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노사 공동 대응의 구체적인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현대차 노조 조합원이라면 31일 찬반투표 결과가 기준점입니다. 투표에서 가결되면 기본급 10만 원 인상, 성과급 400%+1270만 원 등 이번 잠정합의안이 확정됩니다. 부결되면 협상은 다시 시작됩니다. 10년 만의 전면 파업으로 시작된 이번 교섭은 투표 결과에 따라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