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배당 대신 재투자해야 삼성·하이닉스 같은 회사가 또 나온다 지난 26일 저녁,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서울 포시즌스호텔 만찬 자리에서 "주식 배당을 많이 한다고 주가가 떨어진다는 건 허접한 이야기"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정책이 부족해서 주가가 부진하다는 시장의 통념에 정면으로 반론을 제기한 것입니다. 그의 논리는 단순합니다. 배당보다 투자가 먼저였기에 그 회사들이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박 회장은 "주주환원을 해봤자 5~7% 하는 것인데, 차라리 미국 국채를 사는 게 낫다"고 했습니다. 현재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대 중반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5~7% 주주환원율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에 비해 매력이 크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러면서 "배당을 많이 했으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생겨났겠냐"고 꼬집었습니다. 자본을 쌓아 과감하게 재투자하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잘 된다는 논지입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자신이 관여하는 디지털엑스가 내년에 흑자 전환하더라도 당분간 배당을 검토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밝혔습니다.
이 발언이 나온 배경에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코리아 디스카운트' 논쟁이 있습니다. 한국 증시가 기업 이익에 비해 저평가된 이유 중 하나로 낮은 주주환원율이 지목돼 왔습니다. 정부는 2024년부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자사주 매입·배당 확대를 유도했습니다. 삼성전자도 2024년 말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지만, 주가 반등은 제한적이었습니다. 박 회장의 발언은 이런 흐름에 대한 반론으로, 배당·자사주 매입 중심의 접근이 근본 해법이 아닐 수 있다는 문제 제기입니다.
주가는 배당 수익률만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투자자는 기업이 미래에 얼마나 벌 수 있는지, 즉 펀더멘털을 봅니다. 배당으로 현금을 내보내면 그만큼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에 쓸 자금이 줄어듭니다. 반도체처럼 대규모 선행 투자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산업에서는 이 선택의 무게가 더 큽니다. 박 회장은 "한국 전체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면서 반도체 공장 위치 논쟁("반도체를 호남에 하느냐 안 하느냐")은 본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투자의 규모와 시점이 핵심이라는 뜻입니다.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박 회장은 다른 시각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국내 레버리지 ETF 금액은 13조 원밖에 안 되고, 외국에 있는 통제 못 하는 레버리지 ETF는 40조 원쯤 된다"고 했습니다. 변동성의 주된 원인이 국내 상품이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의 리밸런싱이었다는 설명입니다. 외신이 한국 증시를 '카지노'에 빗댄 데 대해서도 "자기(외국인)들이 다 팔아서 투자금 회수하는 것을 보면 억울하다"고 말했습니다.
박 회장은 최근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머니무브(자본 이동)의 계기가 될 것으로 봤습니다. "부동산을 팔지 않으면 보유세가 1억 원씩 나오는데 어떻게 버티겠냐"고 했고, "부동산 과세를 기반으로 수익률을 계산하면 2018년 수준으로 떨어져 코스피 주식 수익률보다 못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수익률 비교는 박 회장 본인의 계산이며, 조건과 시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세 부담이 커질수록 부동산 보유 유인이 줄어든다는 방향성은 정책 설계의 의도와 일치합니다.
박 회장 발언의 핵심은 배당 수익률이 아니라 기업의 재투자 능력이 장기 주가를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을 평가할 때, 배당·자사주 매입 규모만 볼 것이 아니라 R&D·설비 투자 방향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실제로 쓸 수 있는 판단 기준입니다. 26일 저녁 포시즌스호텔 만찬에서 나온 이 발언들은, 시장이 당연하게 여기는 주주환원 공식을 다시 질문하게 만듭니다.
![박현주 “배당 많이 했다면 삼전닉스 생겼겠냐…더 투자해야” [마켓시그널]](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8/27/news-p.v1.20260827.629e8726961546ccbf62ae27f1a09c73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