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준금리, 3%대로 올라섰습니다 9개월 전만 해도 한은은 금리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2024년 11월, 기준금리는 연 3.00%였다가 이후 하락 경로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같은 숫자로 되돌아왔습니다. 단, 방향은 반대입니다. 이번 인상은 예외적인 결정이 아닙니다. 반도체 호황, 유가 상승, 고환율이 맞물린 구조적 흐름 위에 놓인 결과입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8월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기준금리가 연 3%대로 진입한 것은 2024년 11월 이후 1년 9개월 만입니다. 지난달 인상에 이은 연속 인상, 이른바 '백투백 인상'입니다. 서울경제신문이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전 설문에서도 65%(13명)가 이번 연속 인상을 예상했습니다.
한은에 따르면 연속 인상은 과거에도 세 차례 있었습니다. 2007년 7~8월, 2021년 11월과 2022년 1월, 그리고 2022년 4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일곱 차례 연속 인상이 단행됐습니다. 이번이 네 번째 백투백 인상입니다. 다만 이번 인상이 주목받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최근 긴축 사이클이 마무리된 이후 처음으로 재차 연속 인상에 나선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방향을 한 번 틀었다가 다시 되돌린 것입니다.
이번 인상의 배경에는 세 가지가 자리합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요 측 물가 압력, 중동 전쟁으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 그리고 한동안 이어진 고환율입니다. 결정적으로, 반도체 경기 호조가 성장률을 끌어올리면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부담을 일부 상쇄했습니다. 2분기 실질 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3.7%로, 한은 전망치 3.0%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도 15.6%로, 1988년 1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3%로 0.7%포인트 상향했습니다. 3.3%가 실현될 경우, 코로나19 기저효과로 4.7% 성장했던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 됩니다.
금리 인상이 모든 사람에게 같은 무게로 오지는 않습니다. 가계대출 잔액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57%입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이 차주들의 상환 부담은 직접적으로 커집니다. 2분기 기준 한국 가계부채는 20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7%로 유지됐습니다. 성장은 예상보다 강하지만,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은 금리 인상의 명확한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추가 인상 여부를 가를 변수 중 하나는 재정입니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 등을 바탕으로 내년 총지출을 올해보다 10% 이상 늘린 800조 원대 규모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재정 지출 확대가 내수와 물가를 자극할 경우 한은의 추가 긴축 필요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확장 재정과 긴축 통화정책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도입니다. 한편,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는 기존 1.00%포인트에서 0.75%포인트로 좁혀졌습니다.
지금 변동금리 대출이 있다면 상환 계획을 점검할 시점입니다. 기준금리 인상은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시중 대출금리에 반영됩니다. 가계대출 잔액의 57%가 변동금리 상품에 묶여 있는 만큼, 월 상환액 변화를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유용합니다. 금리 인상 이전, 한은은 금리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 흐름이 바뀐 지금, 이자 부담의 방향도 바뀌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