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출 3년 이상 연체, 최대 6조 원을 정리한다 개인사업자가 식당 문을 닫은 게 2021년이었습니다. 그 뒤로 4년이 넘도록 원리금이 쌓였고, 지금은 연체 이자까지 더해진 채무가 사업 재기를 막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이 통계 안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금융권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올해 3월 말 기준 2.05%로, 2년 반 만에 두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정부는 28일 이 연체 채권을 대규모로 조정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8일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 장관회의에서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의 연체 채권을 적극 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상은 2023년 6월 이전에 연체가 발생해 현재까지 상환되지 않은 채권입니다.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 규모는 현재 6조 3000억 원 수준입니다. 정부가 최대한 적극적으로 조정에 나설 경우 실제 처리 규모는 5조~6조 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소각·조정 방식은 국회 예산 논의와 맞물려 확정할 예정입니다.
코로나19 기간인 2020~2023년 실행된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는 약 359조 원입니다. 이 중 약 155조 원, 전체의 43%가 지금도 상환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금융권 개인사업자 연체율 추이를 보면 2023년 말 1.2%에서 2025년 말 1.81%, 올해 3월 말 2.05%로 꾸준히 올랐습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지난달부터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향후 금융권 건전성 우려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는 부실이 확산되기 전에 취약층 채무를 정리해 경제 활동 복귀를 지원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개인 연체가 늘어나면 금융기관은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고, 이는 신규 대출 여력을 줄입니다. 금리 인상기에는 이 압박이 더 빠르게 커집니다. 정부는 이를 "경제 뇌관"으로 표현했습니다. 채무를 조정해 소상공인이 소비와 영업을 재개하도록 돕는 것이 금융 건전성과 내수를 동시에 지키는 방법이라는 논리입니다. 정부는 기존 새출발기금 운영 경험을 근거로 "고의로 빚을 갚지 않다가 감면받은 사례는 미미했다"고 설명 했습니다.
새도약기금은 7년 이상 연체된 채권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출범했고, 현재까지 113만 명의 채무를 탕감하기로 한 상태입니다. 출범한 지 10개월 만에 정부가 지원 대상을 3년 이상 연체로 확대한 새 프로그램을 발표한 것입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 진작이라는 근본적인 대책 없는 빚 탕감 정책은 미봉책"이라며 "성실하게 돈 갚으면 더 큰 사업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신용사회의 원칙을 흔드는 것은 경제 운영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를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금융계 관계자도 "반복되는 빚 탕감과 정책서민금융상품 공급 확대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부가 주기적으로 기금을 만들어 채무를 소각하는 방식은 해외에서도 찾기 힘든 사례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부는 형평성 문제를 의식해 성실상환자 인센티브도 함께 발표했습니다. 신용보증기금은 성실 상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스텝업 특례보증 보증료율 우대폭을 기존 0.3%에서 0.4%로 늘립니다. 수출입은행은 구조조정 기업이 연체 없이 상환하면 이자를 감면해주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0.3%포인트 우대금리와 한도 2억 원 상향 혜택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중·저신용자를 위한 정책서민금융상품 햇살론은 내년 공급 규모를 올해보다 3000억 원 늘린 6조 2000억 원으로 확대합니다. 청년 미소금융 대출 한도는 현행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두 배 올리고, 연소득 3500만 원 이하·신용평점 하위 50% 이하 청년도 이용 대상에 추가됩니다.
2023년 6월 이전에 연체가 시작돼 지금도 상환하지 못하고 있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있다면, 이번 채무조정 프로그램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신청 방법과 대상 요건은 국회 예산 심의 후 확정될 예정이므로, 새출발기금 콜센터(1397)나 서민금융진흥원(1397)을 통해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4년 전 문을 닫은 식당 주인도, 아직 채무가 남아있다면 이 창구를 먼저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