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000이 한 달째 안 뚫린다 증권사 리포트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반도체 종목 목표주가가 다시 올라갔습니다. 지난달 급락 뒤 쏟아지던 하향 리포트가 최근 1주일 새 처음으로 상향에 밀렸습니다. 코스피는 여전히 6700~6900선에서 맴돌고 있지만, 숫자 안쪽에서는 조금씩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증권사가 발간한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는 827건이었습니다. 상향 리포트 411건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정반대였습니다. 월별 상향 리포트가 하향보다 2.2배에서 많게는 9.7배 많았습니다. 그 흐름이 지난달 한꺼번에 뒤집혔습니다.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증권사들이 일제히 눈높이를 낮춘 결과입니다.
이달 누계로는 하향(562건)이 상향(355건)을 여전히 앞섭니다. 그러나 가장 최근 1주일(8월 22~28일)만 보면 상향 47건, 하향 42건으로 역전됐습니다. 지난달 이후 이어지던 눈높이 하향세가 잦아드는 시점입니다. 같은 기간 유지 의견은 150건으로, 상향과 하향을 모두 크게 웃돌았습니다. 적극적으로 눈높이를 높이기보다는 향후 실적을 지켜보려는 관망 심리도 함께 읽힙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앞으로 1년간 기업이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주당 이익)은 반도체 수출 성장세와 D램 현물가격 상승에 힘입어 지난달 말보다 약 6%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주가를 예상 이익으로 나눈 값)은 오히려 낮아졌습니다. 이익 기대치가 높아진 속도를 주가 상승률이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익은 올랐지만 주가가 그만큼 오르지 않았다는 뜻으로, 밸류에이션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달 급락 당시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 시장이 앞으로 얼마나 크게 흔들릴지를 나타내는 지수)는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급등한 영향도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4월 중순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 반도체 업종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잇따라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모습도 나타났습니다. 다만 정희찬 삼성선물 연구원은 "현재 VKOSPI 수준은 여전히 장기 평균을 크게 상회하고 있어 변동성이 완화됐다고 해서 시장이 정상화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에는 26개 업종 중 22개가 하락했습니다. 최근에는 중소형주가 대형주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반도체에 집중됐던 상승 동력이 다른 업종으로 퍼지는 순환매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코스피는 지난달 23일(종가 7096.89) 이후 70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8월 28일 종가는 6788.88로, 전 거래일보다 1.79% 하락했습니다. 정 연구원은 "향후 주주환원 확대와 외국인 수급 회복 등 증시 체력이 추가로 개선되는지가 중요하다"고 짚었습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EPS가 지난달 말 대비 약 6% 증가했다는 것은 기업 이익 전망이 개선됐다는 신호입니다. 그러나 주가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만큼, 밸류에이션 수치 하나보다 이익 추이와 외국인 수급 흐름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유용합니다. 에프앤가이드(www.fnguide.com)에서 종목별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를 무료로 조회할 수 있습니다. 한 달 전 하향 리포트가 쏟아지던 바로 그 자리에서, 이제는 목표주가 유지 의견이 가장 많습니다. 낙관도 비관도 아닌, 확인 중이라는 신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