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SKT 해킹이 올해 물가를 올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3.1%. 통계가 나오자마자 정부가 먼저 설명에 나섰습니다. "3.1%는 실제가 아닙니다." 1년 전 SKT 해킹 사태가 올해 물가 숫자를 부풀렸다는 것입니다. 이례적 해명이지만, 근거는 있습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였습니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수치입니다. 항목별로 보면 휴대전화 요금이 전년 동월 대비 26.7% 오른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이 항목 하나가 전체 물가를 얼마나 끌어올렸는지 가늠하려면 1년 전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지난해 8월, SKT는 해킹 사태로 가입자 2000만 명 이상이 이탈 위기에 처하자 전체 가입자의 통신요금을 한 달 동안 50% 감면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8월 휴대전화 요금은 1년 전보다 21.0% 낮아졌습니다. 한시 할인이 끝나고 요금이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올해 8월은 비정상적으로 낮았던 작년을 기준으로 비교하게 됐습니다. 같은 요금인데 기준점이 달라지면 상승률이 크게 뛰어 보이는 것, 이것이 통계에서 말하는 기저효과입니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이날 물가관계부처회의를 주재하며 "휴대전화 요금 할인이 기저효과로 크게 작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이 효과가 없었다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 수준에 머물렀을 것입니다. 3.1%와 2.5%의 차이, 0.6%포인트가 SKT 해킹 여파가 물가 통계에 남긴 흔적입니다. 반대 방향에서 작용한 요인도 있습니다. 석유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물가는 3.6%까지 올랐을 수 있다고 정부는 분석했습니다. 이 제도 하나가 상승률을 0.5%포인트 낮췄다는 뜻입니다.
물가 통계는 수백 개 품목의 평균입니다. 통신요금 기저효과가 상승률을 올리는 동안, 실제 먹거리 가격은 별개로 움직입니다.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1030억원 규모의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을 시행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농축수산물 19개 명절 성수품을 총 18만3000톤 공급하고, 최대 40~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전국 전통시장 300곳에서는 농축수산물 구매액의 3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하는 행사도 진행합니다. 소상공인·중소기업의 명절 자금 지원에는 43조4000억원, 서민·취약계층 대상 정책금융에는 2개월간 4800억원이 배정됐습니다.
정부 설명대로라면 9월부터는 이 기저효과가 소멸합니다. 지난해 9월에는 SKT의 한시 할인이 이미 종료됐기 때문에 올해와 비교해도 왜곡이 없습니다. 반면 석유 최고가격제는 연말까지 유지됩니다. 화물차·여객차·연안 화물선의 CNG와 경유, 농어민 면세유에 적용되는 유가 연동보조금도 올해 말까지 지속 지원합니다. CNG는 압축천연가스로, 일부 버스와 화물차에 쓰이는 연료입니다.
추석 전 전통시장에서 농축수산물을 살 때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액의 3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돌려받으며, 1인당 최대 2만원까지 환급됩니다. 전국 300개 전통시장에서 진행되며, 행사 대상 시장 목록은 온누리상품권 공식 홈페이지(온누리상품권.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8월 SKT 해킹으로 시작된 일이 통신요금 감면, 가입자 이탈, 그리고 1년 뒤 물가 통계까지 이어졌습니다. 숫자 하나를 이해하려면 1년 전 일을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