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나라 살림, 흑자처럼 보이지만 빚은 1500조를 넘는다 국세수입이 584조 4000억 원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본예산 390조 2000억 원보다 194조 2000억 원, 약 50% 급증한 수치입니다. 덕분에 수입이 지출보다 많은 구조가 8년 만에 돌아왔지만, 국가채무는 오히려 106조 원 더 늘어납니다. 숫자가 동시에 좋아지고 나빠지는 예산안입니다.
정부는 2027년 총지출을 820조 9000억 원으로 편성했습니다. 올해 본예산보다 93조 원 늘어난 규모로, 증가 폭 12.8%는 역대 최대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이 예산안을 의결했습니다. 분야별로는 보건·복지·고용에 289조 원으로 가장 많이 배분했습니다. 이어 일반·지방행정 149조 원, 교육 110조 7000억 원, 국방 73조 3000억 원, 산업·중소기업·에너지 41조 2000억 원, 연구개발(R&D) 39조 5000억 원 순입니다.
총수입은 880조 8000억 원으로 전망됩니다. 총지출 820조 9000억 원보다 약 60조 원 많습니다. 나라의 총수입이 총지출을 웃도는 상황은 2019년도 본예산 이후 8년 만입니다. 총수입은 올해 본예산보다 205조 6000억 원, 30.4% 늘어난 수치입니다. 국세수입 급증이 이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국세수입 증가의 배경은 반도체 호황입니다. 기업 이익이 늘면서 법인세 등 세수가 대폭 확대됐고, 국세수입은 올해 대비 194조 2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흐름은 관리재정수지에도 반영됩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올해 107조 8000억 원에서 내년 3조 1000억 원으로 줄어듭니다. GDP 대비 비율도 -3.9%에서 -0.1%로 개선돼 사실상 균형 수준에 가까워집니다.
흑자처럼 보이는 구조에서도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부는 늘어난 세수 가운데 162조 3000억 원을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하고, 이 중 104조 원 이상을 비상금으로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당장 부채를 상환하는 데 쓰지 않는 셈입니다. 기존에 쌓인 국채 원리금 상환 부담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내년 국가채무는 1519조 8000억 원으로, 올해 본예산 1413조 8000억 원보다 106조 원 증가하며 1500조 원을 처음 넘어섭니다.
정부는 "지금은 생산적 선순환 재정 전략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저성장이냐, 잠재성장률 반등이냐의 갈림길 앞에 있다"며 확장재정의 필요성을 설명했습니다. 반면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다른 시각을 제시합니다. "관리재정수지가 균형에 가까워져도 부채가 계속 늘어난다면 재정 건전성이 근본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수지 흑자와 부채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를 어떻게 볼 것인지, 평가가 엇갈립니다.
관리재정수지와 국가채무는 다른 지표입니다. 관리재정수지는 1년 동안 수입과 지출의 차이를 보는 '흐름' 지표이고, 국가채무는 지금까지 쌓인 빚의 '총량' 지표입니다. 수지가 균형에 가까워졌다는 발표와, 채무가 1500조 원을 넘겼다는 발표가 동시에 나올 수 있는 이유입니다. 내년 예산안은 지금 이 순간 국회 심의를 앞두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