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본 그 로봇, 나스닥으로 갑니다 베어로보틱스가 투자 시장에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2024년 3월 기준 7,000억 원이었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 업계가 보는 값은 2조 원 후반대입니다. 이 회사의 대표 제품은 식당에서 접시를 나르는 서빙 로봇 '서비(Servi)'입니다. 그런데 몸값 기대를 끌어올린 것은 서빙 로봇이 아니었습니다.
2026년 9월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미국 로봇 자회사 베어로보틱스가 국내외 투자 기관을 대상으로 최대 4,000억 원 규모의 프리 IPO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프리 IPO는 증시에 상장하기 전 기관 투자자에게서 먼저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입니다. 나스닥 상장에 앞선 정지 작업 성격입니다. 투자자 주선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가 맡았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2조 원 후반대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확정된 가격이 아니라 업계의 예상 수준입니다.
시계열로 보면 흐름이 뚜렷합니다. 베어로보틱스는 2024년 3월 LG전자로부터 6,000만 달러, 약 8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받았습니다. 이때 인정받은 기업가치가 7,000억 원입니다. 업계가 이번에 거론하는 2조 원 후반대는, 가장 최근 투자를 유치했을 때와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그사이 회사의 사업 범위도 달라졌습니다. 2026년 6월 베어로보틱스는 영국의 키니시 로보틱스(Kinisi Robotics)를 인수했습니다. 로봇팔로 물건을 다루는 기술로 알려진 회사입니다.
베어로보틱스는 서빙 로봇 '서비'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후 호스피탈리티, 즉 숙박·외식을 포함한 종합 서비스 산업으로 넓혔고, 지금은 산업용 로봇 시장까지 들어가고 있습니다. 핵심은 자율이동로봇(AMR)입니다. AMR은 미리 정해진 경로를 따라가는 대신, 스스로 경로를 판단해 움직이는 산업용 로봇입니다. 물류창고와 제조 현장에서 쓰입니다. 키니시 로보틱스 인수로는 물류·제조 현장용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 기술을 회사 안으로 들여왔습니다. 식당 한 곳당 한 대가 아니라, 창고와 공장 단위로 팔 수 있는 시장으로 이동하는 셈입니다.
기대와 실적은 아직 같은 방향이 아닙니다. 베어로보틱스는 2025년 5월 7일부터 12월 말까지 42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주력 캐시카우도 여전히 서빙 로봇입니다. 산업용 AMR은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단계이고, 아직 회사를 떠받치는 축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조 단위 상장 밸류가 일찌감치 거론된 배경은 피지컬 AI, 즉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실제 물리적 환경에서 움직이는 인공지능 사업 구조가 부각됐기 때문입니다. 확정된 이익이 아니라 성장 경로에 값이 매겨지는 구조입니다.
변수는 상장 방식에 있습니다.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 지분 56.9%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베어로보틱스가 나스닥에 상장하면, 중복상장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 업계에서 변수로 꼽힙니다. 모회사가 이미 상장돼 있는데 핵심 자회사를 따로 상장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프리 IPO를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과,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상장 시점과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나온 숫자에서 확정된 것과 추진 중인 것을 구분해 두면 됩니다. 확정된 것은 2024년 3월 시리즈 C 당시 기업가치 7,000억 원, 그리고 2025년 5월 7일부터 12월 말까지의 순손실 422억 원입니다. 추진 중인 것은 최대 4,000억 원 규모의 프리 IPO이고, 2조 원 후반대라는 값은 업계 예상입니다. 앞으로 확인할 지점은 세 가지입니다. 프리 IPO가 실제로 얼마에 마무리되는지, 산업용 AMR 비중이 서빙 로봇 매출을 어디까지 따라오는지, 나스닥 상장 시 중복상장 논의가 어떻게 정리되는지입니다. 식당에서 접시를 나르던 로봇의 값이 다시 매겨지는 자리는, 결국 식당이 아니라 물류창고와 공장입니다.
![LG전자 자회사 베어로보틱스, 프리 IPO 착수 [시그널]](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9/06/news-p.v1.20260101.5e4a56553072498d853d06cc054689f4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