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하이니켈 라인을 걷어낸 자리, 1조 740억 LFP 계약이 들어서다 🔧 포항공장 안에 있던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라인 일부가 이미 사라졌습니다. 그 자리에는 리튬인산철, 이른바 LFP 양극재를 만드는 라인이 들어섰고 전환은 이미 끝난 상태입니다. 그리고 2026년 9월 22일, 그 라인에서 나올 물건을 사겠다는 계약이 공시됐습니다. 금액은 1조 740억 원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은 2026년 9월 22일 공시를 통해 SK온과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공급 기간은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년, 규모는 1조 740억 원입니다. 양사가 합의하면 2031년까지 2년을 더 연장할 수 있습니다. 눈여겨볼 지점은 상대가 새로운 고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은 그동안 SK온에 음극재를 공급해 왔습니다. 양극재 계약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거래 품목이 하나에서 둘로 늘어난 셈입니다.
이 계약으로 포스코퓨처엠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세 곳 모두에 양극재와 음극재를 동시에 공급하는 체계를 갖추게 됐습니다. 올해 흐름만 놓고 봐도 움직임이 이어졌습니다. 2026년 3월에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1조 원 규모의 인조흑연 음극재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습니다. 7월에는 포스코그룹이 철강과 전략자원, 에너지자원을 묶는 '트리플 코어' 성장전략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9월에 LFP 양극재 첫 수주가 나왔습니다. 음극재에서 양극재로, 삼원계에서 LFP로 축이 넓어지는 순서입니다.
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이나 니켈·코발트·알루미늄을 쓰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출력이 낮습니다. 대신 가격이 싸고 수명이 깁니다. 이 약점과 강점의 조합이 최근 유리해진 이유는 쓰임새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AI용 데이터센터가 늘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전력을 모아뒀다 쓰는 에너지저장장치 수요가 따라 커졌습니다. 이 장치에는 순간 출력보다 오래 버티는 성질과 낮은 단가가 더 중요합니다. 전기차에서도 LFP 채택이 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 계약을 뒷받침하는 설비가 신규 증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은 포항공장의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라인 일부를 LFP 양극재 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이미 완료했고, 올해 말부터 양산 공급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고출력 제품을 만들던 설비를 줄여 저가·장수명 제품 쪽으로 옮긴 것입니다. 회사는 추가 수주가 들어오는 만큼 전환을 계속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즉 라인 전환 속도는 수주량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입니다.
LFP는 값이 싼 제품이라 원가가 곧 경쟁력입니다.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그룹 차원의 원료공급망 협력을 통해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나온 리튬에 신공법을 적용해 원가 경쟁력과 품질을 높인 LFP용 양극재를 생산·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다만 이는 회사가 제시한 계획이며, 적용 시점은 '향후'로만 언급됐습니다. 음극재 쪽 투자도 같이 갑니다. 베트남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 신설에 약 3,570억 원을 투자하고, 전북 새만금에 짓고 있는 구형흑연 가공 공장은 내년 초 시운전을 거쳐 하반기 양산에 들어갑니다.
계약은 2027년에 시작되지만, 확인할 수 있는 첫 신호는 올해 말입니다. 포항에서 전환을 끝낸 라인이 실제로 양산 공급을 시작하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그다음으로 볼 것은 추가 수주와 라인 전환 확대 여부, 그리고 새만금 구형흑연 공장의 내년 하반기 양산입니다. 하이니켈 라인을 걷어낸 자리가 계획대로 채워지는지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