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주가 되돌림 구간에서도 외국인 순매수 연속성이 유지될지 여부입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이 9월 8일 코스피를 두고 한 말입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7000선을 다시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지수를 밀어올린 건 전날 5조 원을 사들인 외국인이 아니었습니다. 장이 열리자 외국인은 방향을 바꿔 팔고 있었습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0.40포인트(0.72%) 오른 7045.79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장중 7000선을 넘어선 것은 8월 18일 이후 15거래일 만입니다. 전날 코스피는 308.18포인트(4.61%) 오른 6995.39에 마감했습니다. 7000선까지 4.61포인트만 남겨둔 상태로 장을 마친 겁니다. 그 남은 폭을 이날 개장 직후 넘어섰습니다. 코스닥지수도 2.84포인트(0.35%) 오른 825.03으로 출발했습니다.
장중 7000선과 종가 7000선은 다른 기록입니다. 장중에 잠깐 넘었다가 다시 내려오면 종가 기준 회복은 아닙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7000선을 회복하면 7월 23일 7096.89 이후 32거래일 만이 됩니다. 장중 기준 15거래일보다 두 배 이상 긴 공백입니다. 그만큼 지수는 7월 말 이후 7000선 아래에서 움직여 왔습니다. 이날 개장 시점의 7045.79는 아직 출발선 숫자일 뿐입니다. 하루를 어떻게 마감하느냐가 32거래일의 기록을 결정합니다.
이 흐름의 출발점은 오픈AI가 공개한 새 인공지능 모델 GPT-6 '아스트라'입니다. 새 AI 모델이 나오면 이를 돌리기 위한 컴퓨팅 자원과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늘어난다는 기대가 커집니다. 전날 국내 증시는 이 기대에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급등했습니다. 삼성전자는 5.68%, SK하이닉스는 8.26% 올랐습니다. 수급도 한 방향이었습니다. 전 거래일 외국인과 기관은 합산 5조 원이 넘는 순매수로 지수 급등을 이끌었습니다. 즉 전날의 4.61% 상승은 기대감과 대규모 외국인·기관 자금이 겹친 결과였습니다.
문제는 이날 장 초반 수급입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574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03억 원, 42억 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전날 5조 원을 사들인 쪽이 하루 만에 매도로 돌아선 겁니다. 코스닥도 같은 구도입니다. 개인이 225억 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29억 원, 89억 원을 팔았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한 방향이 아닙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소폭 오른 채 출발했지만, 삼성전기와 현대차는 하락 출발했습니다. 지수는 올랐는데 구성 종목은 혼조세였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압력과 외국인 수급의 지속 여부가 이날 지수의 방향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의 연속성을 첫 번째 관건으로 꼽았습니다. 두 번째는 순환매입니다. 순환매는 한 업종에서 차익을 실현한 자금이 아직 오르지 않은 다른 업종으로 옮겨가는 흐름을 말합니다. 한 연구원은 "반도체가 하루 이틀 쉬는 구간에서 IT하드웨어, 전력기기 등 여타 AI 인프라나 소비재, 주주환원 업종으로 순환매가 나타나는지도 관전 요소"라고 말했습니다. 해외 지표는 이날 참고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미국 증시는 노동절로 휴장했고, 유럽 증시는 국제유가 상승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경계감 속에 혼조세를 나타냈습니다.
장 초반 수급은 그날의 결론이 아닙니다. 이날 외국인의 603억 원 순매도는 개장 직후 집계된 숫자이고, 전날 5조 원 순매수와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없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의 일별 매매동향은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서 장 마감 후 확정치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수 숫자만 보면 이날 코스피는 7000선을 넘은 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7045.79를 받치고 있던 것은 개인 574억 원이었고, 전날 지수를 4.61% 끌어올린 외국인은 이미 반대 방향에 서 있었습니다. 같은 7000이라도 누가 사서 만든 7000인지는 다릅니다.
한국거래소
![‘아스트라發’ 반도체 훈풍 이어지나…코스피 7000선 회복[마켓시그널]](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9/08/rcv.NEWS1.NEWS1.20260908.2026-09-08T091458_1008093644_FINANCE-STOCK_I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