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노바티스는 지난 6월 24일 자사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CAR-T 치료제 후보물질 임상시험 8건을 일시 중단했습니다. 해당 임상에서 환자 3명이 사망한 데 따른 조치입니다. CAR-T, 즉 키메라 항원수용체 T세포는 환자 몸에서 면역세포인 T세포를 꺼내 특정 표적을 공격하도록 유전자를 바꾼 뒤 다시 몸에 넣는 치료제입니다. 이번 조치는 '일시' 중단으로, 개발을 접겠다는 발표는 아닙니다.
멈춘 임상의 대상은 자가면역질환 환자였습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이 진행 중인 CAR-T 임상은 혈액암 영역에 있습니다. 면역세포 유전자치료제 개발사 티카로스는 B세포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후보물질 'TC011'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재원 티카로스 대표는 "임상 2상은 내년 6~7월께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효과성이 입증되면 혈액암을 넘어 자가면역질환 치료로의 확장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노바티스가 멈춘 지점이, 국내 기업들이 다음으로 가려던 방향과 겹칩니다.
CAR-T는 표적을 강하게 공격하도록 설계된 치료제입니다. 그래서 공격의 세기를 어떻게 관리할지가 남습니다. 이번 임상 중단 이후 업계에서는 CAR-T의 과도한 면역반응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일이 새로운 기술 과제로 지목됐습니다. 효력만 높이면 되는 단계가 아니라, 효력과 안전성을 동시에 잡아야 하는 단계로 넘어간 셈입니다.
티카로스는 CAR-T의 구조 자체를 손보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TC011에 적용된 독자 기술 '클립(CLIP)'은 T세포와 표적 항체를 잇는 백본 구조를 바꿔, T세포가 암세포를 더 안정적으로 붙잡고 공격하도록 돕습니다. 항체 신약 개발 기업 앱클론은 유전자 기능을 조절하도록 설계한 'zCAR-T(AT501)'를 개발 중입니다. CAR-T 세포와 암세포가 직접 붙는 기존 방식과 달리, 중간에서 연결 역할을 하는 스위치 물질을 씁니다. 이 물질의 투여량을 조절하면 CAR-T의 공격력을 높이거나 낮출 수 있습니다.
T세포 자체의 독성 위험을 낮추기 위해, 체내에서 CAR-T를 직접 만들어내는 '인비보 CAR-T'도 대안으로 거론됩니다. 기존 방식이 T세포를 몸 밖으로 꺼내 유전자를 넣고 배양한 뒤 다시 주입하는 것이라면, 인비보 방식은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물질인 mRNA를 지질나노입자라는 작은 지방 입자에 담아 몸속 T세포에 직접 CAR를 발현시킵니다. 세포를 꺼내 배양하는 공정이 빠지면서 비용과 투여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힙니다. GC녹십자와 앱클론은 올해 6월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차세대 인비보 CAR-T 공동 연구개발에 착수했습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스위치 기술이나 일시적 CAR 발현 등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 임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한다면 글로벌 제약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술 수출 가능성이 언급되는 근거이자, 동시에 조건입니다. 아직 임상에서 증명된 단계는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금 거론되는 국내 기술은 모두 임상 또는 연구 단계의 후보물질입니다. 환자가 오늘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 목록이 늘어난 것은 아닙니다. 확인 시점은 비교적 분명합니다. 티카로스의 TC011 임상 2상이 2026년 6~7월께 마무리될 예정이고, 그 결과가 안전성 제어 기술의 유효성을 가리는 첫 관문이 됩니다. CAR-T 치료를 검토 중이라면, 해당 물질이 어느 임상 단계에 있는지를 담당 의료진에게 먼저 확인하는 것이 실질적입니다. 6월 24일 멈춘 임상 8건은 실패 통보가 아니라, 이제 경쟁의 기준이 '얼마나 세게'에서 '얼마나 조절 가능한가'로 옮겨 갔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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