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152엔, 일본은행이 반년을 못 기다렸다 달러당 엔화 가치는 8일 152엔선을 기록했습니다. 147엔선이던 지난해보다 엔화가 약한 수준입니다. 같은 날 교도통신은 일본은행이 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올릴 방침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지금까지 지켜온 인상 간격보다 이른 시점입니다.
8일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오는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현재 1%인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할 방침을 세웠습니다. 1.25%는 약 31년 만의 최고치입니다. 다만 확정된 결정은 아닙니다. 교도통신은 일본은행이 회의 전까지 경기와 물가 상황을 점검한 뒤 최종 판단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일본은행은 2024년 3월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했습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 미만으로 두고 시중은행의 초과 예치금에 오히려 이자를 물리는 정책을 거둔 것입니다. 그 뒤로는 약 6개월에 한 번씩 0.25%포인트씩 올려왔습니다. 이번에 인상이 이뤄지면 지난 6월 회의 이후 3개월 만입니다. 인상 폭은 그대로지만, 간격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셈입니다.
교도통신은 인상 방침의 배경으로 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를 꼽았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며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했습니다. 엔화가 약해지면 같은 물건을 들여올 때 더 많은 엔을 내야 합니다. 수입품 가격이 오르고, 이는 물가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이 됩니다. 엔화 약세의 배경으로는 크게 벌어진 미일 금리차가 지목됩니다. 금리를 먼저 올려 그 격차를 좁히려는 선제적 판단으로 풀이됩니다.
금리를 올리라고 요구하는 쪽에는 미국도 있습니다. 미국은 엔화 약세와 일본 국채금리 상승이 자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옮겨오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입니다. 일본 당국이 엔화 약세를 방어하려고 미국 국채를 팔면,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는 속도도 빨라질 수 있습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31일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 강세로 이어지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은행 내부에서도 속도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대표적인 매파, 즉 물가 안정을 위해 긴축을 선호하는 인사로 꼽히는 다카타 하지메 심의위원은 이달 초 기자회견에서 "꼭 금리 인상 간격을 6개월에 한 번 정도로 제한하거나 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고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마친 뒤 "회의에서 제대로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내각부가 8일 발표한 2분기 국내총생산 수정치가 전분기 대비 0.4% 증가로 당초 속보치보다 올라간 점도 인상론에 힘을 싣는 요인입니다.
지금 나온 것은 결정이 아니라 방침 단계의 보도입니다. 인상 여부와 폭은 17~18일 회의에서 확정됩니다. 그 사이 일본은행은 경기와 물가를 다시 점검합니다. 따라서 유가와 물가 지표가 회의 직전까지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변수입니다. 8일의 152엔이라는 숫자도 그 결과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확정 시점은 오는 18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