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완전 폐기' 대신 3단계, 대통령이 제재 완화를 맞바꾸겠다고 했습니다 🚗 "그때는 정말 위험한 순간이 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공개된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북한이 자국 생존을 보장할 만큼 핵무기와 미사일을 확보했다고 판단하면, 돈을 벌기 위해 이를 수출하려는 유혹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였습니다. 같은 날 공개된 AP통신 인터뷰에서는 '중단→축소→폐기'라는 3단계 해법을 내놨습니다. 지금까지의 '완전한 비핵화' 요구에서 방향을 틀겠다는 뜻입니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 대통령은 21일 현지 시간에 공개된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무기 수출 가능성을 거론했습니다. 북한이 체제 유지를 위한 억지력 확보 수준을 넘어, 확보한 핵무기와 미사일을 다른 곳에 팔 수 있는 단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겁니다. 북핵을 한반도 안의 위협이 아니라 국제적인 핵확산 문제로 놓고 본 발언입니다.
이 대통령이 북한에 줄 것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5년 취임 100일을 계기로 진행한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보상을 할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이번에는 무엇과 무엇을 바꿀지까지 말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별다른 실효성이 없는 제재와 추가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 개발 중단을 맞바꾸는 것은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가능성 언급에서 구체적인 교환 조건 제시로 한 단계 넘어간 셈입니다.
3단계의 논리는 이 대통령이 AP통신에 쓴 비유에 담겨 있습니다. "달리는 차의 방향을 바꾸려면 일단 멈춰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첫 단계인 '중단'은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더 만들지 않게 세우는 것이고, 그다음이 축소, 마지막이 폐기입니다. 이 대통령은 이런 단계적 접근을 "북핵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실용적인 방안"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완전한 핵폐기를 요구하는 동안 북한의 핵능력이 계속 커지는 악순환을 먼저 끊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됩니다.
방향 전환의 배경에는 북한을 둘러싼 국제정치 지형 변화가 깔려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한은 러시아에 병력과 무기를 지원했고,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을 전략적 파트너로 다시 받아들였습니다. 과거처럼 고립과 제재만으로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입니다. 제재를 "별다른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표현한 대목도 같은 맥락에 놓입니다.
단계적 핵폐기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사실상 인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됩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고, 우리나라에 대한 핵위협은 지속되고, 제재 해제로 북한이 오히려 핵능력을 고도화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대화에서 긴 로드맵이 있어야 하고 그 로드맵 끝에는 비핵화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멈춰 세운 차가 다시 출발할 수도 있다는 우려입니다.
같은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대미 투자와 호르무즈해협 파병 등 미국 측의 압박에는 차분하게 대응하는 기조를 보였습니다. 조선업 협력 등을 사례로 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더욱 호혜적인 동맹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금 나온 것은 3단계라는 순서와 첫 단계의 교환 조건까지입니다. 각 단계를 어떻게 확인하고 무엇을 내줄지는 아직 설계되지 않았습니다. 이규정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는 "핵동결 이후 감축과 폐기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검증과 상응 조치를 얼마나 촘촘하게 설계할지가 '단계적 비핵화' 구상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앞으로 나올 로드맵에서 이 두 가지, 검증 방법과 단계별 대가가 어떻게 채워지는지 보면 됩니다. 달리는 차를 세우는 것까지가 첫 단계이고, 방향을 바꾸는 일은 그다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