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투기에 폭탄까지 실은 뒤 20일 정오에 멈췄습니다 🕛 지휘관들은 표적 목록을 승인했습니다. 장병들은 작전에 투입될 전투기에 폭탄을 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9월 20일 정오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습을 미루기로 했습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 후티를 때려달라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요청을 받고 수주간 고심한 끝에 나온 결정입니다. 이 결정은 열흘 사이에 여러 번 뒤집혔습니다.
21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와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후티에 대한 미군 공습을 검토했으나 당분간 군사행동에 나서지 않기로 했습니다. 공격은 실행 직전까지 갔습니다. 핵심 관계자들은 지휘관의 표적 목록 승인과 전투기 폭탄 적재가 이미 진행 중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숙고 과정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시작은 9월 10일입니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하루에 두 차례 전화를 걸어 직접 공습을 촉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입 대신 정보와 표적 데이터만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사우디군이 후티의 진격을 막는 데 어려움을 겪자, 왕세자는 17일 다시 개입을 요청했습니다. 전날 참모들에게 공습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 통화 뒤 국방부에 공습 준비를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20일 정오, 또 한 번 입장을 바꿨습니다.
미국 정부의 기준선은 명확했습니다. 후티가 홍해에서 사우디 이외 국가의 선박 통항을 방해하지 않는 한 군사행동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관건은 바브엘만데브 해협입니다.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이 좁은 구간은 국제 해상 물류가 반드시 지나야 하는 병목입니다. 이곳이 막히면 홍해 항로가 불안해지고, 그 불안은 곧 국제유가로 옮겨갑니다. 우방을 돕는 일이 유가 급등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확약이 이미 있었다는 점입니다. 미 당국자들은 후티 관계자들과 만나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할 의도가 없다는 확약을 받아둔 상태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20일 폭스뉴스 기자 트레이 잉스트와의 통화에서 미국이 후티와 계속 접촉하고 있고, 후티가 지금까지 미국과 싸우지 않기로 동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이란 전쟁 대응에 대해서는 "결정하는 단계"라고 했습니다.
알렉스 플리차스 애틀랜틱카운슬 연구원은 방향 선회의 이유를 이렇게 봤습니다. "미국의 공습이 오히려 후티를 자극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위협하고 제2의 해상 병목지대를 만드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사우디가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에 미국이 잘못 개입하면 국제유가 폭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전현직 미 외교관과 지휘관들의 평가도 비슷합니다. 제한적인 폭격만으로는 후티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거나 강경한 요구를 철회시키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행정부 내부에서도 대이란 전쟁으로 미군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깊이 개입하는 데 회의적인 의견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켜볼 지점은 미국이 스스로 그어둔 선입니다. 후티가 사우디 이외 국가의 선박 통항을 건드리는지,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의도가 없다는 확약이 유지되는지입니다. 이 선이 흔들리면 20일 정오에 멈춰 선 전투기가 다시 움직일 수 있고, 그 신호는 중동 전선보다 먼저 홍해 항로와 유가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폭탄을 실었다가 내린 그 하루가, 앞으로의 판단 기준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