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인증 통과한 2.5MW 냉각장치, 전 세계에 5개뿐이라고? 🫧 AI 데이터센터에서 서버를 담는 기본 단위를 '랙'이라고 부릅니다. 엔비디아 AI 팩토리의 랙은 한 대가 약 120킬로와트의 전력을 씁니다. 20대를 세우면 2.4메가와트, 그만큼의 열이 한 공간에서 쏟아집니다. 이 열을 식힐 수 있는 2.5메가와트급 장치를 엔비디아가 직접 시험해 통과시킨 제품은, 지금 전 세계에 다섯 개뿐입니다. 그 중 하나가 LG전자 제품입니다.
LG전자는 2026년 9월 22일, 엔비디아로부터 2.5메가와트급 냉각수 분배장치가 'DSX 레디' 제품으로 승인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냉각수 분배장치는 데이터센터 안에서 냉각수를 고르게 돌려, GPU 같은 AI 칩이 내는 열을 직접 식히는 장치입니다. DSX 레디는 엔비디아가 GPU와 협력사의 냉각·전력·통신·운영 기술을 묶어 만드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이른바 'AI 팩토리'에 실을 수 있는 품질인지를 엔비디아가 직접 평가해 붙이는 인증입니다. 현재 이 인증을 받은 냉각수 분배장치는 30여 개인데, 그 중 2.5메가와트급은 LG전자를 포함해 5개뿐입니다.
이번이 첫 승인은 아닙니다. LG전자는 앞서 600킬로와트급과 1메가와트급 제품으로 DSX 레디 승인을 받아둔 상태였고, 이번에 2.5메가와트급이 더해졌습니다. 작은 용량에서 큰 용량으로 단계를 올려온 셈입니다. 세 가지 용량대를 모두 갖췄다는 건, 데이터센터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 엔비디아 쪽 수요에 각각 대응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LG전자는 이 제품군을 앞세워 공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왜 용량 숫자가 이렇게 중요해졌을까요. AI 칩의 발열량이 공기로 식힐 수 있는 선을 넘었기 때문입니다. 랙 한 대가 120킬로와트를 쓰는 환경에서는 찬 공기를 불어넣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옵니다. 그래서 물을 직접 순환시키는 액체냉각이 표준으로 옮겨가는 중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AI 데이터센터의 액체냉각 도입률이 2024년 14%에서 2027년 60%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3년 만에 4배가 넘는 속도입니다.
다만 이 승인이 계약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DSX 레디는 '실을 수 있는 수준'이라는 자격 확인이고, 실제로 어느 제품을 쓸지는 엔비디아가 따로 결정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수주는 엔비디아의 결정에 달렸지만 기술적으로는 2.5메가와트급 승인을 받은 5개 제품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자격을 얻은 곳이 다섯 곳이라는 건, 남은 넷과 계속 겨뤄야 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LG전자가 키우는 건 장치 하나가 아니라 액체냉각 한 묶음입니다. 찬물을 대량으로 만들어 보내는 고효율 칠러, 서버실 공기를 다루는 컴퓨터룸 공기조화기, 반도체 표면에 붙여 열을 바로 빼내는 콜드 플레이트까지 함께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은 "이번 엔비디아 DSX 규격 승인을 계기로 더욱 신뢰성이 높고 효율적인 냉각 솔루션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에 본격 공급하겠다"며 "차세대 액체냉각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AI 경쟁의 한 축이 칩에서 '칩을 식히는 일'로 넘어왔다는 점입니다.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를 통째로 설계하면서, 냉각 장비도 엔비디아 인증을 받아야 명단에 오르는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두 가지입니다. 2.5메가와트급 승인 5개 가운데 실제 공급 계약이 어디로 가는지, 그리고 액체냉각 도입률이 트렌드포스 전망대로 2027년 60%에 닿는지입니다. 랙 20대에 2.4메가와트. 그 열을 누가 식히느냐가, 데이터센터 장비 시장의 다음 순위를 정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