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서면 동의 없이 쓰려면, 의료 AI 4곳이 2027년까지 넘어야 하는 문 🧾 2026년 9월 18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의료 인공지능 하나를 두고 최종 심의가 열렸습니다. 뷰노의 '뷰노메드 딥카스', 환자에게 24시간 이내 심정지가 일어날 위험을 감시하는 소프트웨어입니다. 회사는 아직 결과 통보를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 심의를 들여다보고 있는 곳은 뷰노 한 곳이 아닙니다.
2026년 9월 2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사흘 전인 18일 뷰노메드 딥카스의 '24시간 이내 심정지 발생 위험 감시' 등에 대한 신의료기술평가 최종 심의를 진행했습니다. 뷰노 관계자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심사가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까지 회사에 별도 내용이나 보완 사항이 전달된 것은 없어 정식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심의는 끝났지만 결과는 아직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국내 의료 AI 제품은 그동안 정식 의료행위가 아니었습니다. '신의료기술평가 유예'나 '혁신의료기술' 제도를 통해 일부 의료기관에서 조건부로만 쓰여 왔습니다. 그 유예 기간이 1세대 기업들 사이에서 차례로 끝나고 있습니다. 제이엘케이의 뇌경색 유형 분류 솔루션 'JBS-01K'는 2027년 2월에 조건부 사용 기간이 만료됩니다. 루닛의 유방암 진단 보조 AI '루닛 인사이트 MMG'는 마지막 유예 연장 절차를 밟고 있고, 딥노이드의 뇌동맥류 영상 진단 솔루션 '딥뉴로'는 2027년 중 평가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루닛·제이엘케이·딥노이드 모두 2027년 초부터 순차적으로 같은 관문에 섭니다.
신의료기술평가는 새로운 의료행위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제도입니다. 의료 AI는 기존 의료체계에 없던 방식으로 진단·치료를 수행하기 때문에, 이 평가를 거쳐야 정식 의료행위로 인정받습니다. 통과하면 병원 쪽 부담이 줄어듭니다. 임시 사용 기간, 사용 기관 신고 의무, 환자 서면 동의 의무가 모두 사라집니다. 의료 AI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의료행위 코드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며 "후발 AI 기업들도 이 코드를 활용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건강보험 급여 적용 논의도 시작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식 의료행위로 인정받는 것이 끝은 아닙니다. 의료행위에 건강보험이 얼마를 지급할지, 즉 수가는 신의료기술평가가 마무리된 뒤에 따로 결정됩니다. 병원이 의료 AI를 적극적으로 들여오려면 환자 본인 부담이 낮아야 하므로, 급여 수준이 곧 사업성으로 이어집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급여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면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같은 코드를 사용하게 될 후발 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첫 사례의 수가 수준이 업계 전체의 사업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의 준비는 기술 성능 입증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뷰노는 신의료기술평가와 별개로 심정지·사망 감소 같은 실제 환자 예후 개선 효과, 그리고 일반병동·중환자실 재원 기간 단축 같은 경제성 입증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루닛도 인사이트 MMG가 영상의학과의 기존 판독을 보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암 발견율과 환자 예후를 개선한다는 점을 증명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시장 자체는 커지는 쪽으로 전망됩니다. 삼정KPMG의 'AI로 촉발된 헬스케어 산업의 대전환' 보고서는 2023년 3억 7,700만 달러였던 국내 AI 헬스케어 시장이 연평균 50.8% 성장해 2030년 66억 7,2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금 병원에서 만나는 의료 AI 판독이나 감시 기능은 대부분 아직 '조건부' 상태입니다. 그래서 사용 기관을 신고해야 하고, 환자에게 서면 동의를 받는 절차가 따라붙습니다. 검사나 입원 과정에서 AI 관련 동의서를 받았다면, 그 기술이 유예 또는 혁신의료기술 제도 아래 쓰이는 중이라는 뜻입니다. 이 절차가 사라지는 시점이 곧 정식 의료행위로 인정된 시점이고, 그다음에 내 부담금이 얼마가 될지는 건강보험 수가 결정에서 갈립니다. 9월 18일 심의실에서 결론이 난 한 건의 발표가, 그 순서의 첫 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