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문 여는데 약정이 벌써 1조, 전세보증금을 집주인 대신 받는 곳입니다 🧾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74만 원을 내는 빌라가 있습니다. 이 집을 전세 2억 원으로 바꾸면 보증금은 집주인 통장이 아니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 들어갑니다. 집주인은 그 돈을 직접 쓸 수 없고, 대신 매달 세전 72만 5,000원을 받습니다. HUG가 이달 말 첫 모집공고를 내는 '전월세 안심신탁'의 구조입니다. 아직 한 건도 계약되지 않았는데, 약정 규모는 이미 1조 원을 넘었습니다.
2026년 9월 21일 HUG에 따르면 공사는 22일 전월세안정화기구를 출범시키고, 이달 말 안심신탁에 참여할 임대인·임차인 모집공고를 낼 예정입니다. 최인호 HUG 사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매입임대주택과 신탁관리회사 등을 포함해 "약정 규모가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잠재적으로 2조~3조 원을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가입은 의무가 아니라 자율입니다.
일정은 세 단계로 잡혀 있습니다. 11월부터 전세가격 검증과 약정을 진행하고, 내년 1월부터 잔금 예탁과 입주가 시작됩니다. 모은 돈을 운용할 주택공급활성화펀드는 내년 2월 설정·등록이 목표입니다. HUG가 잡은 연간 전세금 신탁 목표는 15조 원입니다. 이 정도가 모이면 약 9만 3,000가구의 주택 공급 효과가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새로 생기는 전월세안정화기구는 전세보증금을 직접 관리하는 전담기구입니다. HUG는 이 조직이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본부와 비슷한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합니다. 보증금을 금고에 묶어두는 게 아니라 주택공급 재원으로 굴린다는 뜻입니다. 자금난에 몰린 중소 건설사에 돈이 돌게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공공임대주택 확충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입니다.
HUG가 제시한 사례를 보면 세입자 쪽 계산은 이렇습니다. 보증금 1,000만 원·월세 74만 원인 빌라를 전세 2억 원으로 바꾸면 자기자금 4,000만 원과 대출 1억 6,000만 원이 필요합니다. 연 3.97% 금리를 가정한 월 이자는 약 53만 원입니다. 목돈은 3,000만 원 더 들지만 월 주거비는 20만 원 이상 줄고, 반환보증료도 아낄 수 있습니다. 집주인 쪽은 연 4.35% 수익률을 적용하면 세전 월 72만 5,000원으로, 기존 월세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연체 걱정이 없고 공실이 나도 최대 2개월간 수익을 보장받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생깁니다. 그동안 집주인은 받은 보증금을 건설비나 주택 구입에 썼는데, 신탁에 가입하면 그 돈에 손을 댈 수 없습니다. HUG는 감정가의 60% 수준인 모기지보증 한도를 70~75%로 올려 사업자가 추가로 빌릴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받을 월세를 최장 4년치 채권으로 만들어 투자자에게 파는 방식도 고려 중입니다. 1만 가구에서 4년간 받을 월세가 3,000억 원이라면 이를 근거로 미리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입니다. 조한준 HUG 안심신탁기획실장은 "HUG가 보증하는 대출 형태로 펀드를 시작하면 대출에서 원금 손실이 발생할 경우 HUG가 책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HUG가 직접 집주인이 되는 '든든전세주택'에는 이미 수요가 쏠려 있습니다. 11차 모집에서는 300가구에 4만 9,640명이 신청해 평균 165대 1, 서울은 118가구에 3만 6,117명이 몰려 306대 1을 기록했습니다. 2024년 7월 첫 모집 이후 11차까지 공급된 물량은 4,050가구입니다. 올해 공급 목표는 3,000가구에서 3,600가구로 올렸고, 내년에는 5,000가구가 목표입니다. 9월 마지막주 12차 모집 물량은 900가구입니다. 대상도 연립·다세대와 오피스텔, 150가구 미만 아파트에서 150가구 이상 아파트까지 넓혔습니다. 이달부터는 등기부등본을 인공지능이 읽어 사전심사 자료를 만드는데, 건당 작성 시간이 약 2분 30초에서 10초로 줄었습니다.
최인호 사장은 안심신탁이 "임차인에게는 전세사기 걱정 없는 안전한 전세, 임대인에게는 연체 걱정 없는 안정적인 월세, 주택 공급의 '3S'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더 나아가 "안심신탁이 정착돼 100조 원이 모인다면 이 중 20조 원을 주택 매입에 사용해 임대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전세퇴거자금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빼는 문제는 아직 금융당국과 협의 중인 사안입니다.
가입 대상은 우선 시세 20억 원 이하 주택이고, 주택 유형이나 소득·자산 제한은 없습니다. 근저당이 잡힌 집, 월세·반전세도 참여할 수 있지만 보증금은 전액을 맡겨야 합니다. 가입은 자율이며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안심신탁 주택에 들어가는 세입자용 저리 전세대출도 준비 중으로, 5대 시중은행과 협의를 대부분 마치고 금리 등 최종 조건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든든전세주택은 보증금이 주변 시세의 약 90% 수준이고 최장 8년 거주가 가능하며, 공고일 기준 무주택 세대주나 무주택세대 구성원이면 나이·소득·자산 제한 없이 신청할 수 있습니다. 공공기관과 직접 계약하니 중개수수료도 없습니다. 월세 74만 원 빌라의 세입자가 이달 말 공고를 들여다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