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가 141억 원으로 1조 6000억 원을 굴리는 방법 🧲 경북도가 실제로 넣은 돈은 141억 원입니다. 그 돈으로 움직이고 있는 사업 규모는 약 1조 6000억 원, 출자액의 약 112배입니다. 22일 경북도 발표에 담긴 숫자인데요, 한 번의 운으로 나온 결과는 아닙니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첨단산업의 공장 신·증설과 생산설비 구축, 데이터센터, 에너지 인프라는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이 필요해 보조금과 재정사업만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22일 경북도에 따르면, 정부가 지금까지 지역활성화투자펀드를 적용해 추진한 전국 11개 프로젝트 가운데 경북 사업이 4개입니다.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많습니다. 지역활성화투자펀드는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돈을 넣고, 여기에 정책금융과 민간자본을 붙여 지역 개발 사업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경북도는 이 4개 사업에 누적 141억 원을 출자해 약 1조 60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돌리고 있습니다.
시작은 건물 한 채였습니다. 구미국가1산업단지 근로자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Again 1973 청년드림타워'가 2024년 3월 전국 1호이자 경북 1호 사업으로 출범했고, 현재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같은 해 11월에는 경주 강동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이 전국 4호로 선정되면서 적용 분야가 에너지로 넓어졌습니다. 발전용량 108㎿로, 단일 연료전지 발전소로는 세계 최대 규모입니다.
올해 8월에는 두 건이 한꺼번에 붙었습니다. 포항 AI 전용 데이터센터가 전국 9호로 선정됐습니다. 그래픽처리장치 기반 수냉식 데이터센터로 수전용량 40㎿ 규모이고, 2028년 상반기 상업운전이 목표입니다. 경북도는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약 2조 412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안동 산림자원수집센터도 전국 11호로 선정됐는데요, 산불 피해목과 숲가꾸기 부산물처럼 그동안 쓰이지 못한 산림자원을 모아 산업용 원료로 공급하는 사업입니다.
핵심은 순서를 바꿨다는 점입니다. 민간이 완성된 사업계획을 들고 오기를 기다리는 대신, 도가 먼저 '마중물 투자'를 하고 사업 초기부터 시·군·사업자·금융기관과 함께 사업성과 금융구조를 검토합니다. 홍인기 경북도 경제혁신추진단장은 청년드림타워를 두고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기에는 규모가 크고 민간사업만으로는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웠지만, 공공과 정책금융, 민간자본이 위험을 분담하는 구조로 전환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책금융은 재정사업처럼 지역별로 일정액이 배분되지 않습니다. 금융기관과 투자자가 실제로 심사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금융구조, 이른바 '준비된 프로젝트'가 있어야 자금이 들어옵니다. 양 경제부지사는 "과거에는 공모사업 선정과 국비 확보가 먼저였다면, 이제는 지역이 먼저 사업을 발굴하고 투자구조를 만들어 금융기관이 투자할 수 있는 수준까지 구체화하는 역량이 지방정부의 경쟁력"이라고 말했습니다.
경험은 기업 투자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5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연구개발과 안동공장 증설에 3000억 원 규모 10년 장기 정책자금 지원이 결정됐습니다. 6월에는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의 5000억 원 규모 자금조달에 국민성장펀드가 참여하는 계획이 승인됐고, 구미·김천 방공망체계 생산시설 확대와 AI 기반 무인화 기술 개발에 쓰일 예정입니다. 사업비 2700억 원 규모의 영양 육상풍력 발전사업도 첨단전략산업기금에서 600억 원을 19년 장기대출로 지원받습니다.
기술 개발은 끝냈는데 양산과 설비투자 단계에서 자금이 막힌 기업이라면,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밝힌 방향을 눌러둘 만합니다. "성장단계 기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기업의 투자계획을 금융기관이 실제 검토할 수 있는 수준까지 구체화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겁니다. 경북도는 관광·에너지·첨단산업·농림산업을 중심으로 후속 프로젝트를 찾고 있고, 영덕 고래불 관광개발을 포함한 '1시·군 1호텔'과 스마트팜이 대표적입니다. 141억 원에서 시작한 목록이 어디까지 늘어날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