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값 절반을 정부가 대주는 동안, 16조 원 담합이 이어졌다고? 🧾 나프타 수입 가격이 오른 만큼, 정부가 그 절반을 대신 냈습니다. 올해 4월부터입니다. 이란전쟁으로 원료값이 뛰자 물가 불안을 잠재우겠다며 내놓은 조치였습니다. 그런데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 지원이 시작된 뒤에도 일부 석유화학기업의 가격 담합이 계속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사팀이 파악한 담합 규모는 16조 원 이상입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석유화학제품 7개사의 담합 사건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LG화학·한화솔루션·애경케미칼·OCI·롯데정밀화학·PKC·유니드입니다. 수사 과정에서 파악된 담합 규모만 16조 원 이상입니다. 검찰이 다른 기관의 고발 없이 직접 수사한 사건, 이른바 직수사건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치입니다. 아직 혐의 단계이고 법원의 유무죄 판단이 내려진 사안은 아닙니다. 다만 규모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점은 법원도 언급했습니다.
정부는 올 4월부터 나프타 수입가격 상승분의 50%를 지원했습니다. 나프타는 플라스틱·합성섬유 같은 석유화학제품을 만드는 기본 원료입니다. 이란전쟁으로 이 값이 뛰자, 기업 부담을 덜어 물가로 옮겨붙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였습니다. 검찰은 일부 기업이 이 지원을 받는 동안에도 담합을 이어간 것으로 확인했다고 합니다. 부담을 덜어주려 만든 정책의 혜택을 받으면서, 동시에 이익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가격을 맞췄다는 것이 수사팀의 판단입니다.
담합 의혹이 처음 공개적으로 거론된 건 지금이 아닙니다. 2024년께 국회 한 의원실이 가성소다 담합 의혹을 두고 대형 화학사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가성소다는 제지·섬유·식품 공정에 두루 쓰이는 기초 화학물질입니다. 검찰은 당시 이 회사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허위 대응을 하는 방식으로 의혹을 덮었고, 그 뒤에도 담합이 계속된 사실을 수사 과정에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도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 검찰이 사안의 중대성을 판단한 근거 중 하나입니다.
검찰은 주요 석유화학업체 전현직 임직원 8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지난 1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열었습니다. 피의자를 직접 불러 구속이 필요한지 판사가 따져 묻는 절차입니다. 법원은 담합 규모 등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 우려를 근거로 PKC 임직원 2명에 대해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반면 김유신 OCI 대표, 장영수 전 PKC 대표 등 나머지 6명은 불구속 상태에서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기각했습니다. 같은 사건에서 판단이 갈린 셈입니다.
검찰은 10월 폐지됩니다. 다만 이후에도 연말까지 미제 사건과 보완수사 이송을 정리하는 유예·전환 기간이 있습니다. 수사팀은 이 기간에 나머지 담합 의혹까지 규명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담합 의혹이 있는 기업들 입장에서 검찰 폐지를 앞둔 상황에서도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대대적으로 노련하고 치밀한 담합 수사를 이어온 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의 한결 같은 행보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며 "검찰에 이어 중수청이 출범 직후 반독점 분야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도 관심사"라고 말했습니다. 중수청은 검찰 폐지 뒤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입니다.
담합은 기업끼리 가격을 맞추는 일이지만, 그 값을 실제로 내는 쪽은 그 제품을 원료로 쓰는 중소 제조사와 최종 소비자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정부 지원금은 원료값 부담을 덜기 위해 투입됐습니다. 그 지원이 가격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는 앞으로 법정에서 다뤄질 부분입니다. 지금 확정된 사실은 세 가지입니다. 검찰이 파악한 담합 규모는 16조 원 이상, 구속된 임직원은 2명, 그리고 수사 기한은 연말까지입니다. 4월에 시작된 그 지원금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