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에 묶인 돈에도 이자가 붙는다니요 — 100만 원까지 연 1% ⏳ 공모주 청약이 시작되면 며칠 사이에 수조 원이 한 증권사 계좌로 몰립니다. 시장의 관심이 높은 공모주일수록 그렇습니다. 그 돈은 청약 기간 동안 투자자 계좌에서 나와 증권사에 예치돼 있습니다. 23일 대신증권은 바로 이 기간에도 이자를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100만 원까지는 연 1%, 그 위로는 연 0.6%입니다.
23일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준은 두 구간으로 나뉩니다. 증거금 가운데 100만 원 이하 금액에는 연 1%, 1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는 연 0.6%가 적용됩니다. 연 1%는 100만 원을 1년 동안 맡겨둘 때 1만 원이 붙는 요율입니다. 청약증거금이 예치되는 기간은 1년보다 훨씬 짧으니, 실제 손에 들어오는 금액은 예치 기간만큼 나눠 계산됩니다. 금액 자체가 크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동안 이자가 붙지 않던 자리에 숫자가 생긴다는 점이 달라졌습니다.
대신증권이 비용 관련 제도를 손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올해 7월에는 매도담보대출 금리를 연 5.0%로 낮췄습니다. 매도담보대출은 주식을 팔고 결제일이 오기 전에 매도대금을 미리 받아 쓰는 대출입니다. 미수금이 발생할 때 적용되는 연체이자율도 함께 내렸습니다. 이번 청약증거금 이자는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 앞의 두 가지가 고객이 내는 돈을 줄이는 쪽이었다면, 이번 조치는 고객이 받는 돈을 만드는 쪽입니다.
청약증거금은 투자자가 공모주를 배정받기 위해 증권사에 맡기는 자금입니다. 청약을 넣을 때 돈을 먼저 걸어두고, 배정 결과가 확정되면 남는 돈을 돌려받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시장의 관심이 높은 공모주에는 짧은 기간에도 수조 원 규모의 자금이 몰립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그 며칠은 이 돈을 다른 곳에 쓸 수 없는 기간입니다. 대신증권은 자금이 예치돼 있는 이 기간에 이자를 지급하면 투자자의 실질적인 혜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발표는 23일에 나왔지만, 지금 진행되는 청약에 곧바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새 이자 지급 기준은 이달 21일 이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부터 적용됩니다. 증권신고서는 기업이 공모 계획과 조건을 담아 당국에 내는 서류입니다. 이 서류가 제출된 뒤에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과 일반투자자 청약이 순차적으로 진행됩니다. 수요예측은 공모가를 정하기 위해 기관을 상대로 진행하는 가격 조사 절차입니다. 이 단계들을 거쳐야 하니, 실제로 이자가 붙는 공모주 청약은 다음 달부터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구간을 다시 보면 금액이 커질수록 요율은 내려갑니다. 100만 원까지는 연 1%이지만, 그 위로는 연 0.6%입니다. 예컨대 1,000만 원을 증거금으로 넣었다면 100만 원에는 연 1%, 나머지 900만 원에는 연 0.6%가 각각 적용되는 방식입니다. 전체 금액에 하나의 요율을 적용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두면 계산이 헷갈리지 않습니다. 소액 청약자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요율이 적용되는 셈입니다.
이용욱 대신증권 WM추진부장은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고객 자금이 예치되는 기간에도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앞으로도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회사가 설명하는 취지는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청약 절차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시간도 고객의 돈이 일하는 시간으로 보겠다는 것입니다.
다음 달 이후 공모주 청약을 살펴볼 때는 해당 기업의 증권신고서 제출일을 한 번 확인해 보면 됩니다. 이달 21일 이후 제출된 건이라면 대신증권 계좌로 넣은 증거금에 이자가 붙습니다. 100만 원까지는 연 1%, 초과분은 연 0.6%이고, 실제 금액은 예치 기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며칠 사이 수조 원이 몰렸다 빠지는 그 계좌에, 이제 예치 기간만큼의 이자가 함께 계산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