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안구건조증 신약이 나왔는데, 다음 주자는 두 번 미끄러졌습니다 📏 눈물은 정상적으로 나오는데도 눈이 건조하다고 느끼는 환자가 있습니다. 반대로 각막 상태는 나쁜데 불편함을 크게 호소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어긋남 때문에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임상에서 효과를 증명하기 까다로운 약으로 꼽힙니다. 그런 가운데 2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안구건조증 치료제가 국산 44호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습니다.
◾ 국산 44호 신약은 눈에 넣는 약이었습니다
아주약품과 지엘팜텍이 공동 개발한 '라티카점안액5%'가 최근 허가를 받았습니다. 성분명은 레코플라본수화물입니다. 국내 기업이 자체 개발한 안구건조증 치료제로는 처음이고, 국산 신약 번호로는 44호입니다. 안구건조증은 환자 수가 많은 질환이지만, 국내에서 신약 허가까지 도달한 사례가 이번이 첫 번째라는 점이 업계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하나가 통과했다는 사실이, 뒤따르는 후보물질들의 임상 성적표에 관심을 옮겨놓은 셈입니다.
◾ 두 번 미끄러진 약이 다시 750명 앞에 섭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대웅제약과 안구건조증 신약 후보물질 '탄파너셉트(HL036)'를 공동 개발하고 있습니다. 안구 안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단백질인 종양괴사인자를 억제해 눈물 분비를 늘리는 방식입니다. 이 약은 앞서 미국 임상 3상을 두 차례 진행했지만, 두 번 모두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직전 임상 'VELOS-3'에서는 각막 중앙부 손상과 안구건조감 개선을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환자 750명을 대상으로 설계된 세 번째 미국 임상 3상 'VELOS-4'가 진행 중이며, 회사는 연내 주요 결과 공개를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 이번에는 재는 항목을 바꿨습니다
VELOS-3에서 전부 실패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2차 평가지표였던 눈물 분비량 검사에서는 의미 있는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그래서 새 임상은 눈물 분비량을 측정하는 검사, 이른바 셔머테스트를 1차 평가지표로 앞에 세웠습니다. 성공 기준이 되는 잣대 자체를 환자가 느끼는 건조감에서 측정 가능한 눈물 양으로 옮긴 것입니다. 같은 약이라도 무엇을 성공으로 정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영역이라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 새 기전도 환자 150명 앞에 와 있습니다
휴온스는 노바셀테크놀로지로부터 도입한 펩타이드 기반 점안제 'HUC1-394'의 국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포르밀 펩타이드 수용체2라는 수용체를 활성화해 염증을 가라앉히는 방식이며, 회사는 손상된 조직의 회복을 통한 치료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7월 첫 환자를 등록했고,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합니다. 마지막 환자의 최종 방문은 내년 하반기로 계획돼 있습니다. 염증을 막는 쪽과 염증을 해소하는 쪽, 접근 방향이 서로 다른 후보물질들이 동시에 임상 단계에 놓여 있는 상황입니다.
◾ 시장은 커지는데 중단된 개발도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세계 안구건조증 시장이 올해 85억 5,000만 달러에서 2034년 150억 9,000만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8년 사이 1.8배 수준입니다. 국내 시장도 유비스트 집계 기준 2024년 약 4,800억 원 규모였습니다. 그러나 시장이 크다는 것이 개발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았습니다. 유유제약은 'YP-P10'의 미국 임상 2상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해 개발을 중단했습니다. HLB테라퓨틱스는 안구건조증을 적응증으로 개발해온 'RGN-259'의 후기 임상을 현재 신경영양성각막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발병 원인과 환자군이 다양한 데다, 눈물 분비량·각막 손상 같은 객관적 징후와 환자가 느끼는 건조감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어려움의 이유로 꼽습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안구건조증은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되는 질환이 아닙니다. 그래서 기존 치료제로 효과를 충분히 보지 못하는 환자군이 남아 있고, 기업들이 서로 다른 기전으로 계속 도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 확정된 것은 국산 44호 신약 한 건의 허가이며, 탄파너셉트와 HUC1-394는 아직 임상 결과가 나오지 않은 단계입니다. 눈물이 나오는데도 건조하게 느껈다면, 그것은 환자의 착각이 아니라 이 질환의 특성일 수 있습니다. 증상이 이어진다면 안과 진료를 통해 원인 유형부터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