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DS부문 전 사업장에 200만 원짜리 의자가 들어옵니다 🔧 대당 200만 원에 육박하는 사무용 의자입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DS)부문 전 사업장에 이 의자를 깔기로 했습니다. 한두 개 층이나 임원실이 아니라, 부문 전체입니다. 그리고 이런 결정을 한 반도체 회사는 삼성전자가 처음이 아닙니다.
◾ 내 자리 의자가 바뀐다는 공지가 왔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DS부문 전 사업장에 허먼밀러의 '뉴 에어론 라이트 플러스'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허먼밀러는 미국의 사무가구 브랜드이고, 에어론은 그 회사의 대표적인 고급 인체공학 의자입니다. 인체공학 의자는 오래 앉아 있을 때 허리와 등을 받쳐주고, 쓰는 사람의 체형과 자세에 맞게 각 부분을 조절할 수 있게 만든 업무용 의자를 말합니다. 소비자 가격은 200만 원에 육박합니다. 직원들에게 먼저 알려진 건 노동조합 공지였습니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지난 21일 조합원들에게 "회사 측에서 DS부문 전 사업장에 허먼밀러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고 전했습니다.
◾ SK하이닉스는 4년 전에 앉았다
반도체 업계에서 허먼밀러 의자 도입은 삼성전자가 먼저가 아닙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에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허먼밀러 의자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직원들이 실제 근무 과정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복지를 강화한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나 삼성전자가 같은 브랜드를 대규모로 들입니다. 삼성전자는 사업장별로 순차적으로 의자를 교체해 2027년 하반기까지 공급을 마칠 예정입니다. 발표부터 완료까지 1년 넘게 걸리는 규모입니다.
◾ 설계·R&D 인력은 하루를 앉아서 보낸다
왜 의자일까요. 삼성전자 DS부문에는 반도체 설계와 연구개발(R&D), 소프트웨어처럼 장시간 사무실에 앉아 일하는 인력이 많습니다. 생산 라인과 달리 이들의 근무시간 대부분은 책상 앞에서 흘러갑니다. 삼성전자가 도입하는 '뉴 에어론 라이트 플러스'는 장시간 앉아 근무하는 직원의 허리와 등을 안정적으로 지지하고, 체형과 자세에 맞게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입니다. 이번 도입은 직원들이 매일 쓰는 업무 환경을 개선해 피로도를 낮추고 근무 만족도를 높이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 그런데 어떤 자리는 바뀌지 않는다
전 사업장 도입이라고 해서 모든 의자가 바뀌는 건 아닙니다. 이미 스틸케이스 의자가 놓인 일부 공간은 교체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스틸케이스도 허먼밀러와 함께 꼽히는 사무가구 브랜드입니다. 즉 이번 결정의 성격은 '최고급으로의 일괄 상향'보다는, 아직 그 수준에 이르지 못한 공간을 끌어올리는 쪽에 가깝습니다. 노조도 이 지점을 보고 있습니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조합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근무환경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의견을 받아 회사 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의자 하나로 끝낼 사안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 일회성 복지보다 체감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직원 입장에서는 일회성 복지보다 매일 사용하는 업무 환경의 변화도 체감도가 높다"며 "반도체 업계의 경쟁이 보상뿐 아니라 근무환경 개선으로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반도체 기업의 인재 확보 경쟁은 연봉과 성과급 같은 금전적 보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사무 공간과 장비, 편의시설 등 근무환경 전반으로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같은 브랜드의 의자를 들이는 장면은 그 변화가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나타난 사례입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반도체 회사의 처우를 비교할 때 연봉과 성과급만 보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의자에 앉는지, 어떤 공간에서 일하는지가 회사가 내세우는 조건에 포함되기 시작했습니다. 삼성전자 DS부문 직원이라면, 교체 시점은 사업장별로 다릅니다. 순차 공급이고 완료 목표는 2027년 하반기입니다. 이미 스틸케이스 의자가 있는 공간은 대상이 아닙니다. 근무환경에 관한 다른 요구가 있다면,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가 의견을 모아 회사와 협의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200만 원짜리 의자는 그 협의의 시작점에 놓인 품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