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SK하이닉스가 4.62% 빠진 날, 위로 올라갈수록 더 크게 빠졌습니다 🪆 2026년 9월 28일 오후 3시 10분, 화면에 뜬 숫자는 이렇습니다. SK하이닉스 -4.62%, SK스퀘어 -7.90%, SK -5.07%. 반도체를 실제로 만드는 회사보다, 그 회사를 소유한 회사가 더 많이 빠졌습니다. 이날 시장에 새로 알려진 것은 딱 하나였습니다. SK하이닉스의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정작 그 솔리다임은 아직 어디에도 상장돼 있지 않은 회사입니다.
◾ 지주회사가 가장 크게 흔들렸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3시 10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8만 6,000원(4.62%) 내린 177만 7,000원에 거래됐습니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의 모회사인 SK스퀘어는 9만 4,000원(7.90%) 내린 109만 6,000원, 그룹 지주회사인 SK는 3만 1,000원(5.07%) 내린 58만 원이었습니다. 하락 폭만 보면 순서가 뒤집혀 있습니다. 사업을 직접 하는 SK하이닉스가 4.62%인데, 그 지분을 들고 있는 SK스퀘어가 7.90%로 가장 컸습니다.
◾ 지분을 들고 있다는 것의 값
SK그룹 반도체 사업의 지배구조는 SK㈜ → SK스퀘어 → SK하이닉스 → AI 컴퍼니 → 솔리다임으로 이어집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 기준으로 두 단계 아래에 있는 미국 낸드플래시 비상장 손자회사입니다. SK스퀘어의 주된 자산은 공장이나 설비가 아니라 SK하이닉스 지분입니다. 그 지분의 가치가 흔들린다고 판단되면, SK스퀘어 주가는 SK하이닉스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이날 숫자가 그 구조를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 아직 상장도 안 한 회사가 주가를 움직인 이유
중복상장은 이미 상장된 모회사의 자회사가 따로 증시에 상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회사 주식을 시장에서 직접 살 수 있게 되면, 그 자회사를 보유한 이유로 평가받던 모회사의 매력이 줄어든다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이를 모회사 지분가치 디스카운트라고 부릅니다. 시장 안팎에서는 솔리다임이 내년 최대 1,500억 달러(약 204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나스닥에 입성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규모가 현실화되면 미국 반도체 기업 사상 최대 IPO가 됩니다. 다만 이 1,500억 달러는 확정된 값이 아니라 시장의 추정치입니다.
◾ 회사는 "확정된 바 없다"고 했다
SK하이닉스가 상장 추진을 위해 현지 투자은행들과 주관사 회의를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회사 측 입장은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된 바 없다"입니다. 즉 이날 주가가 반영한 것은 확정된 상장 일정이 아니라, 상장이 이뤄질 경우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시장의 예상입니다. 발표된 사실보다 예상이 먼저 가격에 들어온 날이었습니다.
◾ 같은 날 삼성전자도 4.90% 내렸다
이날 약세는 SK 계열만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만 4,000원(4.90%) 떨어진 27만 1,500원에 거래됐습니다. 삼성전자는 솔리다임 상장과 지배구조상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김기백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오라클이 AI 데이터센터 가동 지연 가능성에 대비해 개발사에 '불가항력' 통보를 보낸 가운데 장기 금리와 유가 부담 속 AI 밸류체인 투심이 약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솔리다임 이슈와 AI 밸류체인 전반의 투자심리 약화가 같은 날 겹쳤다는 뜻입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이날 하락을 하나의 원인으로 정리하기는 어렵습니다. SK 계열에는 중복상장 우려가 더 얹혔고, 반도체 업종 전반에는 AI 관련 투자심리 약화가 걸려 있었습니다. 삼성전자의 4.90% 하락이 그 구분선입니다. 그리고 솔리다임 상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회사가 밝힌 것은 "확정된 바 없다"이고, 1,500억 달러는 시장 추정치입니다. 앞으로 확인할 지점은 주관사 선정이나 상장 신청처럼 회사가 공식적으로 밝히는 절차입니다. 그때까지 나오는 숫자들은 아직 예상의 범위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