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에도 걸렸던 설탕값, 올해 또 걸렸습니다 🍬 2007년, 제당 3사가 설탕 가격을 맞췄다는 이유로 제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2026년 상반기, 같은 업계에서 또 담합이 적발됐습니다. 밀가루도 마찬가지입니다. 2006년 제재 이후 20년, 올해 7개 제분사의 장기 담합이 다시 드러났습니다. 과징금을 맞고도 같은 일이 반복된다는 뜻입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28일 내놓은 대책은 이 반복을 겨냥합니다.
◾ 과징금 대신 영업을 멈추게 한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8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반복 담합 근절 입법 추진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핵심은 한 가지입니다. 사업자가 5년 안에 두 차례 이상 담합하면, 공정거래위원회가 관계기관에 등록취소나 영업정지를 요청할 수 있게 됩니다. 돈을 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영업 자체가 멈출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를 위해 공정거래법과 17개 개별법을 함께 고칩니다.
◾ 올해 상반기에만 관련 매출 20조 원대
왜 이런 방안이 나왔는지는 숫자가 설명합니다. 2026년 상반기에 적발된 설탕·밀가루·전분당·인쇄용지 담합의 관련 매출액은 20조 원대입니다. 이 가운데 인쇄용지 담합만 4조 원대입니다. 제지업계는 과거 여러 차례 제재를 받았던 곳입니다. 설탕은 2007년, 밀가루는 2006년에 이미 제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같은 업종에서 다시 적발됐습니다. 정부가 제재 수위를 높이기로 한 판단의 근거가 여기 있습니다.
◾ 건설업에는 이미 있던 제도입니다
이 방식이 처음은 아닙니다. 건설업에는 비슷한 제도가 이미 있습니다. 건설사업자가 가격·거래제한·입찰 담합을 반복해 9년 안에 두 차례 이상 과징금 처분을 받으면, 건설업 등록을 말소할 수 있습니다. 당정은 이 방식을 담합이 자주 일어나고 민생과 가까운 업종으로 넓히려는 것입니다. 대상은 안전·생명, 에너지·산업, 환경, 운송 분야 17개 업종입니다. 소방시설업·전기공사업·설계감리업·측량업은 등록취소와 영업정지가 모두 가능해지고, 석유정제판매업·의약품 제조수입업·고압가스제조업·폐기물처리업·여객화물운송업에는 영업정지 규정이 새로 들어갑니다.
◾ 처분하는 쪽은 공정위가 아닙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둘 대목이 있습니다. 영업정지나 등록취소를 실제로 내리는 곳은 공정위가 아닙니다. 공정위는 관계기관에 요청할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되고, 처분은 산업통상자원부·기후에너지환경부·국토교통부처럼 해당 업종을 담당하는 부처가 내립니다. 공정거래법만 고쳐서는 작동하지 않고, 17개 개별법을 함께 손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당정이 이 법안들을 패키지로 묶어 발의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 뒤늦게 찾아내도 제재할 수 있게
적발 시점도 문제였습니다. 담합은 오래 지나 드러나는 경우가 많은데, 제재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나버리면 손을 쓸 수 없습니다. 처분시효는 공정위가 과징금 같은 제재를 내릴 수 있는 법적 기간을 말합니다. 당정은 조사를 시작하지 않은 경우의 처분시효를 위반행위 종료 후 7년에서 10년으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조사를 개시한 뒤의 5년은 그대로 두기 때문에, 최대 처분 가능 기간은 현행 12년에서 15년이 됩니다.
◾ 자진신고해도 가격은 다시 정해야 합니다
왜곡된 가격을 되돌리는 장치도 손봅니다. 공정위가 기업에 '담합 전 경쟁을 회복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다시 정하라고 명령할 수 있는 근거를 공정거래법에 명문화합니다. 담합을 스스로 신고한 기업에 주던 과징금·고발 감면은 유지하되, 가격재결정 같은 시정조치까지 면제해주던 혜택은 없앱니다. 신고하면 벌은 줄어들지만 올려놓은 가격은 되돌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교복이나 교육용 기자재처럼 학교를 통해 사는 물건도 감시 대상에 들어갑니다.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BRIAS)은 공공입찰에서 담합 징후를 조기에 찾아내기 위해 운용되는 시스템인데, 이번 개정으로 교육청이 자료제출 협조기관으로 법에 명시됩니다. 설탕과 밀가루가 20년 만에 다시 적발된 것처럼, 이미 제재를 받은 업종에서 같은 일이 반복되는지를 앞으로는 더 긴 기간 동안, 더 강한 수단으로 볼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이 모든 내용은 아직 발표된 입법 추진방안이고, 공정거래법과 17개 개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시행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