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가 다시 최윤범 회장 퇴진을 요구한 근거, 차입금 3,876억에서 3조 9,966억 🧮 "고려아연은 특정 개인의 사유물이 아니라 주주들로부터 경영을 위임받은 회사입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28일 낸 입장문의 한 문장입니다. 두 회사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 지배구조 정상화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2024년 9월 공개매수로 시작된 갈등이 2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 차입금이 1년에 10배 늘었다
영풍·MBK파트너스가 28일 공개한 입장문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별도 기준 차입금은 2023년 3,876억 원에서 2024년 3조 9,966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1년 만에 약 10배입니다. 별도 기준은 자회사를 뺀 고려아연 단독 재무제표를 말합니다. 이자비용도 같이 움직였습니다. 2023년 256억 원이던 연간 이자비용이 2024년 1,531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차입금이 커지면 이자도 커지는 구조입니다.
◾ 들어오는 돈과 나가는 돈이 반대로 갔다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 보면 흐름이 더 뚜렷합니다. 외부차입금은 2023년 8,000억 원에서 2026년 6월 약 7조 5,000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현금성 자산은 반대 방향입니다. 2조 원에서 1조 6,000억 원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빚은 9배 넘게 늘고 손에 쥔 현금은 4,000억 원 줄어든 셈입니다. 영풍·MBK파트너스가 재무구조 악화를 지적한 근거입니다.
◾ 회사 돈과 개인 돈이 같은 회사로 향했다
영풍·MBK파트너스가 문제 삼는 건 숫자만이 아닙니다. 돈이 흘러간 경로입니다. 최 회장 일가는 아크미디어·하이헷·슬링샷 등 비상장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개인 자금을 넣었습니다. 그런데 고려아연도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를 조성해 같은 기업들에 총 69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제련업과 직접 관련이 낮은 분야입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최 씨 일가는 투자금 회수와 지분가치 제고의 기회를 확보한 반면, 고려아연 자금이 투입된 일부 투자 대상 기업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완전자본잠식은 누적 손실이 자본금을 넘어 자본총계가 마이너스가 된 상태입니다.
◾ 5,800억 원이 들어간 미국 폐기물 업체
투자 규모가 가장 큰 건 다른 건입니다. 고려아연은 미국 전자폐기물 업체 이그니오홀딩스 인수에 약 5,800억 원을 투입했습니다. 앞서 나온 엔터테인먼트 투자 690억 원의 8배가 넘습니다. 영풍·MBK파트너스는 이를 "합리적인 경영 판단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무리한 거래였다"고 표현했습니다. 두 회사가 2024년 9월 공개매수를 시작할 때부터 문제 제기해온 사안입니다.
◾ 2년 전 주장이 지금 다시 나온 이유
영풍·MBK파트너스는 입장문에서 "지난 2년간 제기해 온 고려아연의 투자 및 지배구조 관련 문제들이 금융당국의 조사·제재와 법원 판단, 공개된 자료 등을 통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로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주장을 2년째 하고 있지만, 근거로 드는 것이 달라졌다는 뜻입니다. 처음엔 자체 문제 제기였고, 지금은 당국 조사와 법원 판단을 인용합니다. 두 회사는 "경영진의 의사결정으로 회사에 중대한 재무적·법적 위험이 발생했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지난 2년간 드러난 의혹과 위법·부당행위의 진상을 규명하고 회사가 입은 손해를 회복하겠다"고 했습니다.
◾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이 입장문의 주장은 모두 영풍·MBK파트너스가 낸 것입니다. 고려아연 측 반론이나 금융당국 조사 결과, 법원 판단의 구체적 내용은 이 입장문에 담기지 않았습니다. 숫자는 확인 가능한 재무제표 수치지만, "무리한 거래"나 "위법·부당행위" 같은 평가는 한쪽의 주장입니다. 앞으로 지켜볼 것은 두 가지입니다. 금융당국 조사와 법원 판단이 실제로 어떤 결론을 내는지, 그리고 차입금 7조 5,000억 원의 상환 일정이 어떻게 관리되는지입니다. "주주들로부터 경영을 위임받은 회사"라는 문장은 양쪽 모두에게 적용되는 기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