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이름값이 반토막 났다 — 더본코리아 주가가 말해주는 것
'골목식당'과 '흑백요리사'를 거치며 국민 셰프로 자리매김한 백종원 대표의 이미지는 그동안 더본코리아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었다. 그런데 최근 이 명성이 오히려 회사 주가의 발목을 잡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제품 함량 논란부터 위생 관련 문제, 원산지 표기 위반에 따른 형사 기소까지, 짧은 기간 동안 여러 논란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백 대표는 두 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내며 진화에 나섰다. 생산과 유통 과정의 실수를 반성한다는 첫 사과에 이어, 외부 전문가 모니터링 도입과 전 제품 설명 전수 점검을 약속하는 두 번째 사과까지 내놓았지만 여론은 쉽게 누그러지지 않았다. 방송에서 보여준 꼼꼼한 위생 관리 이미지와 실제 벌어진 사건들 사이의 간극이 오히려 위선이라는 비판을 부르는 역풍으로 작용했다.
시장의 반응은 주가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공모가 대비 90% 가까이 올랐던 주가는 상장 4개월 만에 절반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하락이 실적 부진 때문이 아니라는 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었음에도,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주가 하락의 원인을 펀더멘털이 아닌 오너리스크로 지목했다.
사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오너리스크는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대표의 개인 스캔들 하나로 매출이 절반 넘게 꺾이거나 아예 폐업에 이른 브랜드들의 사례가 이미 여럿 존재한다. 법은 본사가 오너리스크로 인한 가맹점 피해를 보상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피해 규모를 입증하기 까다로워 실효성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더본코리아가 처한 상황이 더 미묘한 이유는, 상장 전부터 이미 오너리스크가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돼왔기 때문이다. IPO 설명회에서 백 대표 스스로 방송 활동 중 스캔들이 없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던 발언이, 상장 이후 이어진 논란들로 인해 무색해진 셈이다. 실제로 국내 상장 외식 프랜차이즈 대부분이 경영난이나 상장폐지를 겪었던 전례를 감안하면, 더본코리아 역시 예외가 아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반등의 실마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매출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공모자금 상당액을 외식 관련 인수합병에 배정해 생산 효율화를 노리고 있다. 프리미엄 상권으로의 매장 확장도 계속 진행 중이다. 문제는 운영 중인 여러 브랜드 가운데 상위 두 개 브랜드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쏠림이 크다는 점인데, 이는 대표 한 사람에 대한 의존도만큼이나 회사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 결국 관건은 개인의 평판이 아니라 사업 자체의 체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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