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이 1000원이 된 이유, 날씨에서 찾다
기상 관측이 시작된 지 백 년이 넘도록 없었던 일이 최근 서울에서 벌어졌다. 겨울이 채 시작되기도 전인 11월에 20cm 넘는 폭설이 내린 것이다. 이런 이상 현상의 배경에는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서해 바다가 있다. 예년보다 높아진 해수면 온도 탓에 수증기가 많이 생겨났고, 이것이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와 만나며 유난히 많은 눈을 뿌린 눈구름을 만들어낸 것이다.
더위도 예년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추석까지 반팔을 입어야 할 만큼 더위가 길어지면서 사과 재배지는 점점 북쪽 산간지역으로 밀려나고 있고, 반대로 남쪽 지역에서는 바나나와 망고 같은 열대과일이 자라기 시작했다. 바다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명태와 오징어 같은 한류성 어종은 자취를 감추고 방어나 참다랑어 같은 난류성 어종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전어 조업량이 줄면서 도매가격이 세 배로 뛰어 한 대형마트가 10년 만에 처음 전어 판매를 접었을 정도다.
이런 변화가 만들어내는 경제 현상에 이름이 붙었다. 바로 '기후플레이션'이다. 가뭄이나 홍수 같은 예측 불가능한 기후 변화가 농산물 생산에 차질을 빚고, 공급이 줄어든 만큼 가격이 오르고, 이는 다시 관련 식품 전반의 물가 상승으로 번지는 흐름이다. 실제로 농축수산물 물가가 오르며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비싼 가격을 이유로 신선식품 소비를 줄였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이 흐름은 이미 우리 식탁 곳곳에서 확인된다. 이상기후로 재배 면적이 줄면서 코코아 가격이 1년 사이 두 배 넘게 뛰었고, 이는 국내 제과업체들의 초콜릿 과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브라질의 극심한 가뭄과 베트남의 폭우는 커피 원두 가격을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밀어올렸고, 국내 커피 업체 역시 출고가를 크게 올렸다.
김장철 배추도 예외는 아니었다. 저온에서 잘 자라는 배추가 늦더위에 녹아버리면서 '금배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값이 치솟았다. 겨울 간식의 상징인 붕어빵 역시 팥값이 1년 사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1개 1000원' 시대를 맞았다. 스페인의 가뭄이 올리브유 가격을, 태국의 가뭄이 설탕 가격을, 인도네시아의 기상이변이 팜유 가격을 밀어올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단기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 본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월평균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농산물 가격과 전체 물가는 함께 상승 압력을 받는데, 기후 위기 대응이 늦어질수록 그 경제적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근본적인 품종 개량이나 재배지 전환 같은 대책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기후플레이션은 앞으로 더 자주 우리 지갑을 두드릴 가능성이 크다.
이런 흐름을 위험이 아니라 기회로 보려는 시선도 있다. 곡물이나 농산물 관련 원자재, 혹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TF들이 대표적인데, 초보 투자자도 접근하기 쉬운 방식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다만 기후 리스크에 베팅하는 투자인 만큼,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점은 늘 염두에 둬야 한다.
→ 날씨가 바뀌면, 장바구니 물가도 함께 바뀐다.
이 콘텐츠는 서울경제신문 원문 기사를 AI가 레터·웹툰·팟캐스트·영상 형식으로 재구성해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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