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식는데 물가는 오른다 — 미국을 덮친 'S공포'의 정체

관세, 이민자 추방, 대규모 공무원 해고가 겹치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

입력 2026.08.0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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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나쁠 때는 보통 물가도 함께 가라앉는다. 사람들이 지갑을 닫으면 수요가 줄고, 수요가 줄면 가격도 내려가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 경제를 두고 나오는 걱정은 정반대다. 경기는 침체로 가는데 물가는 오히려 오르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stagnation)와 물가 상승(inflation)이 겹친 현상—에 대한 공포, 줄여서 'S공포'다.

이런 이례적인 조합이 나타나는 배경에는 몇 가지 정책적 요인이 겹쳐 있다. 우선 캐나다·멕시코에 25%, 중국에 추가 10%를 매기는 식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은 수입 물가를 밀어올리는 직접적인 압력으로 작용한다. 동시에 대규모 불법이민자 추방은 그동안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을 메워주던 저임금 인력을 줄여, 생산은 둔화되고 인건비는 오르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정부효율부(DOGE) 주도로 진행된 연방 공무원 대량 해고도 변수로 꼽힌다. 1만 명에 가까운 인력이 일자리를 잃으며 노동시장이 식고 실업수당 청구가 늘어난 것은, 경기 둔화가 이제 통계로도 확인되고 있다는 뜻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조사에서 내년 중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점친 펀드매니저 비율이 7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오른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실제 지표들도 심상치 않은 신호를 보냈다. 미국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2년 넘는 만에 처음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50 밑으로 내려갔고, 소비자심리지수와 소비자신뢰지수 모두 큰 폭으로 꺾였다. 1년 후, 5년 후 물가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 보는 소비자 비중이 늘어난 것도 공포를 부추기는 요인이었고, '소비 풍향계'로 불리는 월마트조차 매출 전망을 낮춰 잡으며 주가가 급락했다.

투자 시장의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다우, S&P500, 나스닥 3대 지수가 동반 급락했고 특히 대형 기술주들이 큰 폭으로 흔들렸다. 동시에 불안 심리를 먹고 자라는 금값이 뛰어올랐고,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현금을 쌓아두는 방어적 태세를 취했다. 경기 침체의 전조로 여겨지는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 현상과,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지수의 20선 돌파도 같은 시기에 함께 나타났다.

이런 국면에서 전문가들이 권하는 대응 전략은 대체로 방어적이다. 성장주보다는 소비재·헬스케어·유틸리티 같은 경기 방어주로, 위험자산보다는 금이나 국채 같은 안전자산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라는 조언이 많다. 급락장에 대비한 현금 유동성 확보도 자주 언급되는 처방인데, 결국 핵심은 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오는 이례적 국면에서는 평소보다 훨씬 보수적인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물가와 경기가 동시에 등을 돌리는 순간, 투자의 기본기가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이 콘텐츠는 서울경제신문 원문 기사를 AI가 레터·웹툰·팟캐스트·영상 형식으로 재구성해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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