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두 달 넘게 찾지 못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올해 5월, 제주에서 한 여성이 실종됐습니다.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였습니다. 시신은 3개월여 뒤에야 발견됐습니다. 수색이 늦어진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당사자와 단 한 번도 통화하지 않은 채 "연락이 닿았다"고 기록하고 사건을 닫아버렸습니다. 이것은 한 건이 아니었습니다.
제주경찰청은 24일 오전 10시 46분,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장미란(37) 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장 씨는 올해 5월 12일을 마지막으로 행적이 확인됐습니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장 씨가 머물던 숙소에서 1㎞ 남짓, 도보로 약 10분 거리였습니다. 시신은 육안 확인이 어려울 정도로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지만, 마지막으로 입었던 옷과 휴대폰 등 소지품이 함께 발견돼 신원을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은 "타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종 신고를 처음 접수한 부 모 경장은 5월 15일 야간 근무 중 장 씨의 남자친구로부터 신고를 받았습니다. 신고 접수 약 2시간 30분 뒤, 부 경장은 "장 씨와 연락이 닿았지만 위치를 알려주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통보하고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같은 날 경찰의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도 장 씨 사건을 해제 처리했습니다. 그러나 제주경찰청이 통신 기록을 확인한 결과, 부 경장과 장 씨 사이의 통화 내역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수색은 두 달 넘게 이루어지지 않았고, 장 씨의 친척 동생이 7월 19일 다시 신고하면서 수사가 재개됐습니다.
현행 예규에 따르면 실종자의 소재 확인 또는 사망이 확인된 경우, 경찰관서의 장이 수정·해제 자료를 작성해 시스템에 등록된 자료를 해제해야 합니다. 그러나 실무자가 보고 절차를 의도적으로 무시할 경우 상급자가 사건 종결 사실을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프로파일링 시스템은 정보 축적을 위한 보조 프로그램 성격이어서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처럼 상급자 결재를 반드시 거치도록 설계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자료를 삭제할 권한은 없지만, 사유를 '사망' 등으로 입력하면 시스템상 종결 처리가 가능한 구조입니다.
경찰은 같은 방식으로 허위 종결된 또 다른 사건을 확인했습니다. 부 경장이 7월 2일 해제 처리한 실종자 B 씨 사건도 비슷한 정황이 드러났고, B 씨는 실종 약 한 달 반 만인 이달 23일 백골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부 경장은 약 1년 5개월간 실종팀에서 근무하며 총 298건을 처리했고, 그 가운데 상당수를 단독으로 종결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장 씨와 B 씨 외에 추가 허위 종결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전수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장 씨 사건으로 수색이 강화되면서 이달 22일부터 사흘간 총 4명의 시신이 제주 일대에서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부 경장을 직무유기, 공전자기록위작,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제주지법은 부 경장이 청구한 체포적부심에서 형사소송법상 긴급체포 요건인 '긴급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해 석방을 결정했습니다. 경찰은 사건 처리 및 지휘·감독 체계 전반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이 제도적 보완책과 경찰 자체의 개혁안 마련을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실종 신고 후 경찰이 "연락이 닿았다"고 통보하더라도, 가족이나 지인이 직접 당사자와 통화하거나 위치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수색이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확인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경찰의 사건 처리 내용에 이의가 있을 경우, 국민신문고(www.epeople.go.kr) 또는 경찰청 민원포털(minwon.police.go.kr)을 통해 민원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실종자 가족은 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182)에 현황을 재확인 요청할 수 있습니다.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장 씨는 그곳에 있었습니다. 수색이 두 달 넘게 지연되지 않았다면 시신의 상태가 달랐을 수 있습니다. 경찰은 지금 298건 전체를 다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