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6주 만에 40% 빠졌다. 그 돈은 어디로 갔나 6월, 한 회계사는 저축해둔 돈 2만1000달러를 SK하이닉스 주식에 넣었습니다. 3주도 안 돼 주가가 40% 오르자 팔아서 수익을 챙겼습니다. 그 직후, 이번엔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에 2만9000달러를 넣었습니다. 이 돈의 70%가 사라지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 사례는 예외가 아닙니다.
올해 6~7월, 코스피는 6주 동안 약 40% 폭락했습니다. 이 기간 사라진 시가총액은 약 2조5000억 달러, 원화로 약 3300조 원입니다. 충격은 고르게 퍼지지 않았습니다. 국내 증시 일일 거래량의 60~70%를 차지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손실이 집중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습니다.
폭락 전에는 급등이 있었습니다. AI 반도체 열풍을 타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WSJ은 이를 '포모(FOMO)' 심리로 설명합니다. 포모는 시장 상승에서 혼자만 소외될 수 있다는 공포감으로, 투자 경험이 적은 사람들을 빠르게 시장 안으로 끌어당기는 심리입니다. 원래 주식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회계사 제이크 정씨(30)도 "단기 수익을 낼 기회"라고 판단한 뒤 6월 시장에 들어왔다고 WSJ에 밝혔습니다.
급락 직전인 5월, 국내에서 새로운 상품이 허용됐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단일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레버리지 ETF입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 종목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합니다. 주가가 오를 때 수익도 두 배가 되지만, 내릴 때 손실도 두 배로 불어납니다. 기존에는 이런 구조의 단일종목 상품이 제한돼 있었지만, 허용 이후 전업주부·학생·은퇴자 등 새로운 투자자층이 유입됐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회계사 정씨가 투자금의 70%를 잃은 것도 이 상품을 통해서였습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허용은 투자 선택지를 넓히려는 취지였습니다. 그러나 상품이 허용된 시점과 증시 급락 시점이 겹치면서 실제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졌습니다. 영어 교사 윤재인씨(30)는 주식 투자로 1만9000달러, 약 2600만 원을 잃은 뒤 택시 이용과 여행 등 생활비를 줄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음향 엔지니어 윤경민씨(44)는 퇴직금의 절반을 반도체주에 넣었다가 일주일 만에 7200달러, 약 1000만 원을 잃었습니다. 그는 WSJ에 시장이 "영원히 상승할 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WSJ은 이번 보도에서 한국 증시를 "세계에서 가장 미친 주식시장"으로 표현했습니다. "오징어 게임과 케이팝을 세상에 알린 한국이 이제 속이 뒤집힐 듯한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썼습니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고, 단기 수익을 노린 레버리지 상품 접근이 쉬워진 구조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전문가 또는 당국의 공식 입장은 이번 WSJ 보도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 자산이 오를 때 수익률을 배로 키워주지만, 내릴 때 손실도 배로 불어납니다. 기초 종목이 하루 10% 하락하면 2배 레버리지 상품은 약 20% 손실을 기록합니다. 낙폭이 이어질수록 원금 회복에 필요한 상승률은 손실률보다 훨씬 커집니다. 금융감독원(1332)에서 ETF 상품 구조와 위험 등급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6월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3주 만에 수익을 챙겼던 회계사 정씨는, 그 돈을 레버리지 상품에 다시 넣은 뒤 70%를 잃었습니다. 처음의 수익은 남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