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의 41%, 구청장 결재로 바뀐다 서울 시내에서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곳은 472곳입니다. 이 중 193곳, 전체의 41%가 500가구 미만입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안이 통과되면 이 193곳의 정비구역 지정 권한이 서울시에서 각 구청장에게 넘어갑니다. 서울시는 이 안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속도를 높이려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 측 논리입니다.
정부·여당은 500가구 이하 소규모 재개발·재건축의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광역단체장(서울시장)에서 기초단체장(구청장)으로 이양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근거는 주택 공급 속도입니다. 자치구들이 정비사업 활성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는 만큼, 구청장에게 권한을 주면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현재 서울시 정비사업 472곳에는 약 48만4000가구가 포함돼 있습니다.
서울시가 반박에서 꺼낸 첫 번째 수치는 이것입니다. 정비사업의 주요 인허가 권한 9개 중 조합설립·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 등 7개는 이미 자치구가 갖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쥔 것은 정비구역 지정 심의와 통합심의 단 두 가지입니다. 서울시는 이 두 절차의 평균 처리 기간을 각각 84일, 32일로 제시했습니다. 두 절차를 합하면 약 4개월로, 전체 정비사업 기간 12년의 2.7%에 해당합니다. 통합심의 가결률은 97%입니다. "서울시가 병목"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약하다는 것이 서울시 측 입장입니다.
서울시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광역 도시계획의 일관성 훼손입니다. 자치구별로 구청장 판단에 따라 용적률·높이 제한·공공기여 비율이 달라지면, 구 경계에 맞닿은 사업장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받게 됩니다. 도로·공원·상하수도 같은 광역 기반시설은 자치구 단위로 따로 계획할 수 없습니다. 수용 능력과 인접 구역 간 조화를 조율하는 기능이 사라지면 인프라 공백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김동욱 서울시 건축기획관 직무대리는 "바로 옆 동네인데 기준이 다르게 세워진다면 구역 간 형평성은 물론 심각한 주민 갈등이 유발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예상과 다른 역효과도 지적됩니다. 권한 이양 기준인 '500가구'를 맞추기 위해 사업지를 나누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주민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거나 사업이 지연될 경우, 500가구 이하로 떼어내 구청장 권한으로 처리하려는 유인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는 "구역이 작아지면 어린이집이나 경로당 규모가 작아지고 주민운동시설이나 작은도서관 같은 편의시설은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속도를 높이려다 주거환경 개선 효과 자체가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자치구에 도시계획 전문 인력이 충분한지도 쟁점입니다. 현재 통합심의는 건축·교통·환경 등 9개 분야를 서울시가 함께 다룹니다. 김 직무대리는 "자치구에서 이를 경험한 직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행정 병목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장에서도 의견이 갈립니다. 익명을 요구한 조합 관계자는 "구청장에게 권한을 이양할 경우 민원에 민감한 특성상 난개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전체 숲을 볼 수 있는 컨트롤타워의 통합관리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의 부동산 전문가는 양면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지역별 여건과 수요에 맞춰 계획을 입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 속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전체 도시관리 정책과 조화를 이루도록 서울시와 사전에 긴밀하게 협의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권한 이양 자체보다 그 설계 방식이 핵심이라는 지적입니다.
내 동네 재건축·재개발이 500가구 미만이라면, 이 논의의 직접 당사자입니다. 서울 정비사업장의 41%인 193곳이 해당됩니다. 권한이 구청으로 넘어가면 인허가 기준 자체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업 진행 상황은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https://cleanup.seoul.go.kr)에서 사업장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472곳 가운데 10곳 중 4곳의 기준이 바뀌는 이 논의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두 동네의 용적률이 달라지는 것으로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서울 정비사업 41% 구청장 손에?… 당정 ‘이양 추진’에 서울시 반발 [집슐랭]](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8/24/news-g.v1.20260824.3705b385ced84e599a67fe77ff020f05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