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도 없고 일자리도 없다 — 60대 초반 네 명 중 한 명의 현실] 월급이 끊기고 연금이 시작되기까지, 그 사이에 구멍이 있습니다. 60~64세 인구 410만 5000명 중 108만 2000명은 공적·사적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면서 행정자료로 확인되는 일자리도 없습니다. 전체의 26.4%, 네 명 중 한 명꼴입니다. 이것은 일부의 예외적 상황이 아닙니다. 정년과 연금 사이의 간격이 제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구조의 결과입니다.
65세 이상 인구 1000만 명 중 연금을 받은 사람은 912만 2000명입니다. 수급률 91.2%로, 2016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월평균 수급액도 전년 대비 6.0% 늘어 73만 7000원이 됐습니다. 그런데 연령대를 60~64세로 내리면 수치가 달라집니다. 수급률은 44.4%로 뚝 떨어집니다. 65~69세 수급률 90.2%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습니다. 228만 1000명이 연금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연금을 받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금액 격차는 큽니다. 65세 이상 수급자의 50.3%는 월 50만 원을 밑돕니다. 월 25만~50만 원 구간이 46.7%로 가장 많고, 25만 원 미만도 3.6%입니다. 국민연금연구원의 2024년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에서 50세 이상 중고령자가 꼽은 개인 기준 최소 노후생활비는 월 139만 2000원입니다. 65세 이상이 실제로 받는 평균 연금 73만 7000원은 이 금액의 약 53%입니다. 연금을 받고 있어도 최소 생활비의 절반 수준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소득 공백이 생기는 배경에는 제도적 시차가 있습니다.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2023년 63세로 올라갔습니다. 2028년에는 64세, 2033년에는 65세가 됩니다. 1969년 이후 출생자가 60세에 퇴직하면 정상 수급까지 최대 5년을 버텨야 합니다. 재취업이 그 간격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고령 노동과 소득 크레바스' 보고서에 따르면 정규직으로 정년에 도달한 고령 근로자 중 퇴직 후 노동소득이 완전히 끊긴 비율은 24.7%, 소득이 줄어든 비율은 20.8%였습니다. 소득 공백이 3년으로 길어지면 그때까지 일자리를 유지하는 비중은 44.6%로 낮아집니다.
정부는 연금개혁 추진계획에 국민연금 의무가입 상한을 현행 59세에서 64세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 과제로 담았습니다. 그러나 아직 법 개정으로 이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가입 연령을 늘리는 것만으로 소득 공백이 바로 해소되지는 않습니다. 60세 이후 임의계속가입은 사업주 분담 없이 보험료를 전액 본인이 내야 합니다. 일자리와 소득이 이미 끊긴 상태라면 가입 기간을 추가로 확보하는 일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정년을 곧바로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퇴직자를 기존 사업장에서 재고용하는 방식을 과도기적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이승호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 크레바스가 노동소득 단절이나 감소로 이어지는 실질적인 위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의 제도 구조에서는 정년 이후의 소득 공백을 개인이 스스로 감당하도록 설계돼 있는 셈입니다. 60대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지난해 18~29세 연금 가입자는 412만 7000명으로 전년보다 26만 7000명 줄었고 가입률도 63.5%에서 62.0%로 낮아졌습니다. 전 연령대 중 가입자 수와 가입률이 함께 뒷걸음친 곳은 청년층뿐입니다. 송주화 국가데이터처 행정통계과장은 인구 감소뿐 아니라 경제활동 진입 지연과 위축이 겹친 결과로 분석했습니다. OECD 분석에서는 취업이 5년 늦어지고 이후 10년간 실업을 겪은 평균 소득자의 공적연금이 정상 가입 경력자의 69.7% 수준에 그쳤습니다. 가입 공백만으로 연금액이 30.3%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60세 이후에도 국민연금에 계속 가입할 수 있습니다. 임의계속가입 제도를 통해 최대 64세까지 납부 기간을 늘릴 수 있고, 이는 나중에 받는 연금액에 직접 반영됩니다. 다만 보험료를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가입 여부와 예상 수령액은 국민연금공단 콜센터(국번 없이 1355)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금도 없고 일자리도 없는 108만 명. 이들은 제도의 틈새에 있습니다. 법이 바뀌지 않는 한, 그 간격은 2033년까지 계속 넓어집니다.
크레바스' 보고서, 국민연금연구원 '2024년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
![60대 초반 108만명 ‘연금 0원’…일자리도 없다[Pick코노미]](https://wimg.sedaily.com/news/cms/2026/08/25/rcv.YNA.20260805.PYH2026080513800001301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