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AI 조직, 지방이 아니라 판교에 생기는 이유] 균형발전을 기치로 내건 정부가, 직접 만드는 AI 조직의 사무실을 서울과 판교에 두려 하고 있습니다. 전체 61명 가운데 민간 채용 26명 중 25명이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방식입니다. 이 결정이 눈길을 끄는 것은 예외적 사례여서가 아닙니다. 비수도권으로 이미 떠난 공공기관들이 반복해서 호소해온 바로 그 문제를, 이번에는 중앙 부처 스스로 인정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다음 달 출범하는 '국민 AI 서비스 혁신 추진단' 설립을 위해 현재 민간 전문가 채용을 진행 중입니다. 추진단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AI 기반 서비스를 빠르게 설계·개발하기 위해 신설되는 조직입니다. 전체 인원은 61명이며, 이 중 단장을 포함한 26명을 민간에서 뽑습니다. 과기정통부가 채용 공고에 명시한 근무지 조건은 서울 또는 경기 성남시 판교입니다. 기획 담당 1명을 제외한 25명이 수도권 사무실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현 정부는 공공기관과 공기업의 비수도권 이전, 민간 앵커 기업의 지방 이전 유도를 정책 기조로 삼아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균형발전을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웠습니다. 그 흐름 속에서 과기정통부는 국가 핵심 기술 R&D와 AI 초격차 전략을 이끄는 부처이기도 합니다. 이번 추진단의 수도권 배치는 그 정책 방향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정부가 민간에 요구해온 방향을, 정부 스스로 택하지 않은 셈입니다.
산업계에서는 기업이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리적 남쪽 경계를 '남방한계선'이라고 부릅니다. 생산직 인력 기준으로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 경기 평택, R&D 인력 기준으로는 판교가 그 경계선으로 통용됩니다. 과기정통부가 판교를 선택한 것은 이 선을 넘으면 원하는 수준의 개발자를 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추진단의 성공을 위해서는 우수한 개발자들이 중요한데, 이들은 서울이나 판교를 선호한다"며 "채용을 위해서는 지역적 측면의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문제는 추진단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비수도권으로 이전을 마친 공공기관들도 같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중앙 부처 산하의 한 공기업 사장은 "본사가 서울에 없다 보니 우수 인재를 뽑기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사무소를 열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도 "눈치가 보여 추진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도 했습니다. 균형발전 기조 자체가 공공기관이 인재 문제를 공개적으로 풀지 못하게 막는 구조가 돼 있다는 뜻입니다.
정부 관계자의 발언에는 이 상황을 보는 시각이 담겨 있습니다. "지역적 측면의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표현은, 지방 근무 자체가 개발자들에게 불리하게 인식된다는 현실을 인정한 것입니다. 반면 균형발전론의 입장에서는, 핵심 국가 조직이 수도권에 자리 잡을수록 그 쏠림이 더 강화된다는 반론이 있습니다. 수도권에 우수 인재가 몰리는 이유 자체가 수도권에 좋은 일자리가 집중되기 때문이고, 그 순환을 끊으려면 공공 부문이 먼저 지방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이번 결정은 개인의 선택과 공공의 정책이 충돌하는 지점을 보여줍니다. AI 개발자나 기술직을 준비 중이라면, 정부 프로젝트라도 근무지가 수도권일 수 있다는 점을 채용 공고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민 AI 서비스 혁신 추진단 민간 채용 관련 사항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대표번호 02-2110-2114) 또는 인사혁신처 채용 공고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울과 판교, 두 선택지를 열어둔 채 채용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 추진단이 어느 주소에서 출발하느냐는, 다음 달 출범 이후 드러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