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만든 철강으로 한국 차를 만든다 "HPLS에서 생산되는 철강을 통해 차량 품질 제고와 관세 부담 완화 양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4일(현지 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에서 한 말입니다. 이날 이곳에서는 현대제철과 포스코가 합작한 제철소 기공식이 열렸습니다. 한국 철강회사가 미국 땅에 짓는 공장이지만, 여기서 나올 철강은 미국에서 팔릴 현대차그룹의 차에 들어갑니다.
4일(현지 시간)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에서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제철소 (HPLS) 기공식이 열렸습니다. 현대차그룹이 포스코와 합작해 58억 달러, 약 8조 원을 투입합니다. 현대차그룹은 이 공장을 미국 최초의 자동차강판 특화 전기로 일관제철소라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세우는 첫 철강 생산기지입니다.
공장이 돌기 시작하는 시점은 2029년입니다. 생산 규모는 연간 270만 톤, 품목은 고부가 탄소저감 특수강과 일반용 철강제품입니다. 기공식이 열린 지금부터 첫 철강 출하까지 4년 가까운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오늘 발표된 투자가 미국 공장의 철강 한 톤으로 바뀌기까지는 그만큼의 간격이 있다는 뜻입니다.
미국은 현재 철강 수입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만들어 실어 보내면 이 관세가 붙지만, 미국 안에서 만든 철강은 수입품이 아닙니다. HPLS는 원료 투입부터 최종 제품 출하까지 한 공장에서 처리하는 일관제철소입니다. 전기로는 용광로 대신 전기아크로로 고철 등을 녹여 철강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원료 생산부터 차량 판매까지 미국 내 모빌리티 공급망을 잇겠다는 구상을 내놨습니다.
정 회장은 이 철강을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만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에도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스페이스X 등 로켓에도 철강을 공급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자동차강판 특화 제철소라는 설명과 달리, 회장이 언급한 수요처는 차 밖으로 나가 있습니다. 다만 로봇과 로켓 공급은 이날 발언 수준이며, 확정된 계약이나 물량은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정 회장은 품질과 관세, 두 가지를 나란히 언급했습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붙습니다. HPLS 건설과 가동이 50%에 달하는 미 철강 관세를 넘어설 발판이면서, 대미 투자 확대를 압박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방패막이 역할을 할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같은 8조 원이 시장에서는 원가 대응으로, 워싱턴에서는 투자 실적으로 읽히는 구조입니다.
숫자 하나만 남기자면 2029년입니다. 관세와 로봇과 로켓 이야기가 오갔지만, 이 공장이 철강을 내놓는 해입니다. 앞으로 확인할 지점은 세 가지입니다. 연 270만 톤이 계획대로 나오는지, 그 철강이 현대차그룹의 미국 생산 차량에 실제로 쓰이는지, 아틀라스 적용 언급이 물량으로 바뀌는지입니다. 4일 도널드슨빌의 부지에서 정 회장은 로켓을 말했지만, 그 부지에서 먼저 나올 것은 자동차강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