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S&P 다우존스 인디시즈 발표에 따르면, 나이키는 분기 정기변경에 따라 오는 21일 미국 증시 개장 전 S&P 100 지수에서 제외됩니다. S&P 100은 미국 대표 500개 기업으로 구성된 S&P 500 가운데 시가총액과 유동성 등을 따져 대형 우량주 100곳만 추린 지수입니다. 나이키는 편입 이후 약 18년간 이 목록을 지켜왔습니다. 다만 S&P 500에는 계속 남습니다. 이번 개편에서 나이키와 함께 허니웰 에어로스페이스, 사이먼 프로퍼티 그룹, 콜게이트- 팜올리브가 빠집니다. 그 자리는 델 테크놀로지스, 팔로알토 네트웍스, 아리스타 네트웍스, 샌디스크가 채웁니다. 스포츠·소비재 기업이 나가고, AI 인프라와 사이버보안, 데이터 저장장치에 강점을 둔 기술기업이 들어오는 구도입니다.
나이키 시가총액은 2021년 11월 고점 당시 약 2,810억 달러였습니다. 지난 4일 기준 570억 달러와 비교하면 2,200억 달러 이상, 약 80%가 증발했습니다. 우리 돈으로 305조 원이 넘는 규모입니다. 매출도 제자리입니다. 2026회계연도 매출은 464억 달러로 전년과 사실상 비슷했고,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오히려 2% 줄었습니다. 2024회계연도 매출 514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주가만 빠진 것이 아니라, 회사의 몸집 자체가 2년 전보다 작아진 셈입니다.
시장에서는 나이키가 직접판매에 지나치게 집중한 전략을 부진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합니다. 직접판매는 도매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자사 매장과 온라인으로 소비자에게 바로 파는 방식입니다. 존 도나호 전 최고경영자 시절 디지털과 데이터 중심 마케팅에 힘을 싣는 과정에서, 전통적인 도매 유통망과 제품 개발 역량이 함께 약해졌다는 지적입니다. 그사이 경쟁사가 빈 자리를 파고들었습니다. 러닝 시장에서는 '온'과 '호카'가 존재감을 키웠습니다. 유로모니터 집계로 나이키의 세계 스포츠 신발 시장 점유율은 2025년 22.9%로 3년 연속 하락했습니다.
2026회계연도 채널별 성적을 보면 방향이 뚜렷합니다. 직영 판매 매출은 6% 줄고 온라인 매출은 12% 감소했습니다. 컨버스 매출은 31% 급감했습니다. 반대로 도매 매출은 6% 늘었습니다. 힘을 준 쪽이 빠지고, 힘을 뺀 쪽이 올랐습니다. 중국도 부담입니다. 같은 기간 중화권 매출은 58억 5,000만 달러로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13% 감소했습니다. 나이키는 연례보고서에서 중국 시장의 매장 방문객 감소, 과도한 할인 경쟁, 높은 재고 수준이 매출과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타'와 '리닝' 같은 중국 토종 브랜드의 성장도 겹쳤습니다.
나이키는 지금 과거 전략을 되돌리는 중입니다. 2024년 10월 취임한 엘리엇 힐 최고 경영자는 도매 파트너와의 관계 복원, 제품 혁신, 스포츠 중심 브랜드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디지털 판매는 할인 중심 채널에서 정상가격 판매 플랫폼으로 재정비하고, 쌓인 재고를 줄이며 신제품 출시 속도를 높이는 작업도 함께 진행 중입니다. 북미 러닝화 사업에서는 일부 회복 조짐이 나타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만 회사 측도 중화권과 컨버스의 부진이 2027회계연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수에서 빠졌다는 것과 회사가 사라졌다는 것은 다릅니다. 나이키는 S&P 100에서만 제외되고 S&P 500에는 그대로 남습니다. S&P 100 구성 종목 변경은 S&P 다우존스 인디시즈가 분기마다 정기적으로 발표하므로, 어떤 업종이 들어오고 나가는지는 공개 자료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개편에서 나간 넷은 스포츠·소비재·부동산·생활용품 기업이고, 들어온 넷은 모두 기술기업입니다. 12년 만의 최저가로 마감한 38.40달러라는 숫자는 한 회사의 성적표이자, 미국 대표 우량주 목록이 무엇으로 채워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